'스타벅스 럭키백' 재고떨이냐, 고도 마케팅 전략이냐

1~2년 전 MD재고 묶음 판매…10년 새 판매가 2배 '껑충'
'스타벅스마니아' 겨냥 마케팅…올 행사 매출 6억 넘어

 

''2017 스타벅스 럭키백''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해마다 진행하는 ''럭키백'' 판매 행사를 두고 재고 처분을 위한 얄팍한 상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판매가격도 꾸준히 올라 10년 새 두 배로 뛰었다. 

럭키백은 소비자가 일정금액을 내면 해당 금액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제품 등을 무작위로 담아 제공하는 꾸러미를 일컫는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부터 텀블러, 머그, 음료 쿠폰 등을 럭키백에 무작위로 담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8년에만 럭키백 행사를 건너뛰었다.

럭키백은 1~2년간 팔리지 않았던 MD상품을 한 데 묶어 통상 연초에 처분하는 방식을 취한다. 재고떨이 행사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과거 스타벅스에서 3년간 파트너로 일했던 주모 씨(34·여)는 "얼핏 보기엔 약 5만원가량의 구매금액보다 더 큰 값어치의 구성품이 들어 있어 많은 관심을 끄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과거 팔리지 않았던 비인기 제품들로 주로 구성된 점은 분명한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구성품인 스테인리스 텀블러 인기 제품의 비중은 낮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엔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MD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양, 원숭이, 닭의 해를 형상화한 MD제품을 럭키백에 담았다.

럭키백 가격도 꾸준히 오른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지난 2007년 7월 첫 판매 당시 럭키백 판매가격은 2만8000원에서 2010년 4만8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4만원 안팎의 가격대를 유지하다 지난해부터 5만5000원에 판매된다. 10년 전에 견줘 약 2배 수준이다. 

이와는 달리 스타벅스가 지닌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활용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정 판매인 데다 무작위로 구성된 럭키백이 스타벅스에 높은 충성도를 가진 소비자의 관심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텀블러, 머그, 다이어리 등 스타벅스 MD제품의 매출 비중은 여타 커피전문점보다 월등히 높아 약 10%에 이른다. 럭키백 행사는 매해 행사 당일 오전에 품절되는 게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럭키백 구성품 정보 공유도 활발해 홍보 효과도 높다.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의 럭키백 판매 종료를 알리는 팻말. 사진=오현승 기자
재고 처리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도 쏠쏠하다. 최근 3년새 럭키백 판매 수량 약 1만2000~1만6000개로, 초창기 3000~5000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스타벅스는 5만5000원짜리 럭키백 1만2000개를 전부 판매한 올해 럭키백 행사에서 6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 12일 진행된 ''2017 스타벅스 럭키백'' 판매 행사가 오전 11시 40분 종료됐다며 매장 개점 후 약 서너 시간만에 전국 930개 매장에서 1만2000개의 럭키백이 모두 판매됐다고 13일 밝혔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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