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방문객 긴 줄 사라진 강남 재건축단지 견본주택

신반포 래미안 리오센트…방문객의 80%가 실탄 갖춘 실수요자
강남권 거주자 많고 중도금 대출 및 분양권 전매기간 문의 늘어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의 모습, 사진=이상현 기자

정부의 11.3 부동산 규제가 올 한해 뜨거웠던 강남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확 바꿔놨다. 

2일 개관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이 위치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는 기존 견본주택에서 펼쳐졌던 대기줄 장사진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중도금 대출 없이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한 실수요자들이 꾸준하게 방문했다. 오히려 견본주택을 방문한 고객 중 일부는 청약수요가 줄어 당첨확률이 높아진 것을 반기기도 했다.

◇ 한산해진 견본주택…방문객은 ''꾸준''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 내부의 모습, 사진=이상현 기자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뜨겁게 달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청약경쟁률은 △1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37.8대 1 △2월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33.6대 1 △6월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 45.0대 1 △8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100.6대 1 △10월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306.6대 1 등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률이 높아졌다.

투자가치가 높다보니 실수요자 외에 투자수요도 대거 몰린 탓이다.

하지만 11.3 규제 이후 투자수요는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실제로 이른 아침부터 견본주택에 대기줄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졌던 이전과는 달리, 2일 문정동 래미안갤러리는 오히려 한산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방문객이 꾸준히 찾아와 견본주택을 들러 내부를 관람했다.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면, 이날은 북적거리는 느낌은 없었지만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 임박해 조금 한산해지기 전까지 견본주택에는 일정한 수요의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았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의 한 분양관계자는 "이미 사전방문객을 대상으로 모델하우스를 방문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고 반응도 좋았다"며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라면 역시 실수요자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자와 투자수요자의 비율이 8대 2 정도로 방문객의 대부분이 실수요자"라고 덧붙였다.

◇ 강남권 거주 방문객 많고 ''중도금대출·전매기간'' 문의 늘어

실제로 이 날 방문한 많은 고객은 거주지역이 강남권이라고 답했다.

견본주택을 방문해 상담을 기다리던 한 70대 남성은 "새 아파트로 옮기려고 견본주택을 방문했다"며 "강남은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살기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견본주택을 둘러보니) 옛날 아파트보다 실평수가 적은 느낌이 든다"며 "추가로 드는 유상옵션 항목도 많아 상담을 한 번 받아보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파구에서 20년 이상 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한 50대 여성은 "아직 실거주로 분양받을지 결정을 하진 않았지만 분양권을 하나 가지고 있기 위해 올해 강남쪽에 계속 청약신청을 넣고 있었는데 다 떨어졌다"며 "적은 금액이 드는 넓은 평수의 저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을 목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강남권으로 이사를 고려한 수요도 있었다.

강북에 거주한다는 한 50대 여성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옮길 집을 찾기 위해 강남쪽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며 "집 내부를 둘러보니 주방가구가 특히 마음에 들었고 무상옵션 항목들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격대에 대한 질문에는 "강남권 아파트는 어차피 다 이 정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약을 할지는 집에 가서 고민을 조금 더 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첨확률이 높아진 것을 반기는 반응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견본주택을 방문한 한 40대 남성은 "이전에는 정말 그 아파트에 살고 싶어도 경쟁률이 70대 1, 80대 1이 되어버리니 당첨확률이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당첨확률이 높아진 만큼 집에 가서 잘 생각해서 청약신청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분양관계자는 "강남권 수요가 방문객들의 대부분"이라며 "일반분양분도 얼마 없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2000개 정도는 무난하게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중도금 대출이나 전매제한에 관한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늘었으며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 만큼 과거에는 분양가의 30% 정도의 현금만 가지고 청약을 넣는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10%의 계약금과 60%의 중도금을 현금으로 갖춘 실수요자들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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