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 부진 탈출위한 변신 과연 통할까?

K뷰티·맛집 대폭 강화…심야영업 시간 자정까지로 통일
시내 면세점 추가에 중국발 악재로 실적 개선 쉽지 않아

 

두타면세점 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두타면세점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지 반 년만에 대변신에 나섰다. 

두타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비중이 높은 ''K뷰티''와 두타몰과 연계해 식음료관(F&B)을 대폭 강화하고, 그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던 심야영업도 단축했다. 

오픈 당시 밝혔던 첫 해 매출 5000억원에 턱없이 부족한 성적을 보이면서 다양한 생존전략 마련에 나선 것인데,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성공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달린다.

◇ 뷰티·맛집 강화…새벽 영업은 자정까지만

우선 두타면세점은 지난달 초 헤어 제품부터 네일아트까지 국내 23개 미용브랜드를 모은 ''뷰티멀티존''을 열었다. 이어 ''K뷰티'' 브랜드수를 170개까지 늘렸다. 두타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중 단일매장으로 가장 많은 수의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거울에 잠시 얼굴을 비추면 홍조, 주름, 모공, 잡티, 피부톤 등 5가지 항목을 분석해 피부 타입 정보를 제공하는 ''뷰티 매직 미러''를 비롯해 마스크팩 전용자판기, 드럭스토어 콘셉트의 ''K뷰티'' 편집매장 등도 특징이다.

이러한 결정은 점점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는 상황이 감안됐다. 지난 2013년 국내 주요 면세점 상위매출 10개 브랜드 중 비(非)화장품 브랜드로 엠씨엠(국산, 1위), 정관장(3위), KT&G(4위)가 올랐던 것이 지난해엔 각각 4위, 5위, 7위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설화수, 후, 헤라 등 국산 화장품이 전부 채웠다.

두타면세점은 두타몰과 연계해 식음료관(F&B)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추세에 발맞춘 전략 변화다. 최근 두타몰은 6층 식음료존 입점 맛집을 12곳으로 늘렸다. 지하 1층 푸드코트에 마련된  아비꼬, 스테이크레이브, 아날로그키친 등 12?음식점은 물론, 이달 중 지하 2층에 F&B공간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두타면세점은 자사가 내세웠던 심야영업도 축소했다. 층별로 각각 오후 11시(4개층), 오전 2시(5개층)까지 운영하던 것을 지난 1일부터는 자정까지로 변경했다. 두타면세점 측은 "이원화돼 있는 운영시간으로 인한 고객 혼선을 최소화하고, 심야면세점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일원화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면세점 늘고…中 관광제한까지 ''겹악재''

두타면세점이 한 달 새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K뷰티''를 대대적으로 강화한 것을 두고는 이른바 ''명품'' 브랜드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입점이 쉬운 국산 중소 브랜드로 방향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은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구찌 등 ''톱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초 개점 당시 국경절 연휴(10월 1일)에 즈음해 그랜드오픈하겠다는 계획도 없던 게 됐다. F&B부문을 강화한 것은 지난 3월 두타몰 인근에 문을 연 동대문 현대씨티아울렛에 밀린다는 비판을 의식해 대응에 나선 성격이 짙다.

특히 두타면세점의 상징인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영업전략을 6개월만에 대폭 수정한 점은 초기 영업전략 실패를 자인한 꼴이란 분석이다. 두타면세점은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을 강조하며 동대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늦은 시간까지 쇼핑을 즐길 거라 예상했다. 실제 지난 5월 프리오픈 당시 두타면세점의 한 고위관계자는 "동대문은 밤에 활성화되는 상권"이라며 "두타몰은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전체의 약 30% 라서, 두타면세점 또한 새벽 2시까지 운영해 (심야영업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두타면세점은 개인관광객 비중이 높고 심야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상권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직원들의 피로도 누적 등의 부작용이 부각됐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오후 9시에서 오전 2시사이 방문객 비중이 20~30%인데, 이 중 대부분은 자정까지 방문한다"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심야영업시간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심야영업을 알리는 두타면세점 내부 간판. 사진=오현승 기자.

두타면세점의 대변신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서울 내 9곳인 시내면세점은 내년 이면 13곳으로 늘게 돼 면세점 간 경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관세청은 지난 1일 입장자료를 내고 면세점 특허 비리 의혹 등과 관계없이 내달 서울에 신규 시내면세점 4곳(중소.중견기업 부문 1곳 포함)에 특허를 내주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게다가 중국 관광정책을 담당하는 중국여유국이 저가 여행을 줄이고, 하루 쇼핑 횟수를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것도 악재다. 결국 롯데나 신라면세점 등 그간 높은 인지도를 유지한 면세점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신규 시내면세점의 한 임원은 "중국의 여행정책 변경으로 10월 중순부터 입점객과 매출액 모두 줄어드는 추세"라며 "면세점업계가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두타면세점은 일평균 매출액이 6억~7억원 수준에 머문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면세점 매출 자료를 보면, 두타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4억원, 영업이익은 1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사업계획상 당초 1기 매출액을 5000억원으로 잡았다가, 면세점 개점 당일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낮춰잡았다. 하지만 두타면세점 측은 당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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