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비 이체 계좌 유치전쟁에 나선 은행들

전자금융·ATM 등 각종 수수료 면제 이어 우대금리까지 제공
순이자마진(NIM) 방어 위해 저원가성 예금 모집에 사활 걸어

‘급여 이체 계좌’에 이어 최근에는 ‘아파트관리비 이체 계좌’가 은행들의 뜨거운 경쟁의 대상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직장인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름에 따라 ‘주부 시장’ 개척에 각 은행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다양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시하면서 아파트관리비 이체 계좌를 끌어들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은 아파트관리비 등 공과금 이체를 할 경우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등 모든 전자금융의 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자동화기기(ATM) 업무시간 외 수수료 및 자동이체(타행 이체 포함) 수수료도 무료다.

여기에 급여 이체나 연금 수령 등의 실적이 더해질 경우 ATM  타행이체 수수료와 타행 ATM 수수료(주 4회) 등도 면제해준다. 오히려 급여이체 실적이 있어도 아파트관리비 이체를 하지 않으면, 수수료 면제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 아파트관리비 이체를 그만큼 중요시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신한주거래우대통장’은 아파트관리비 이체를 하는 고객에게 전자금융, ATM 등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신한은행 ATM에서 타행 이체는 월 10회, 타행 ATM에서 신한은행 계좌의 현금 출금은 월 5회까지 면제된다.

우리은행도 ‘우리웰리치주거래통장’에서 아파트관리비 이체를 하는 경우 전자금융 및 ATM 타행이체 수수료, ATM 시간외 수수료 등이 무료다.

하나은행의 ‘행복knowhow주거래우대통장’ 역시 아파트관리비 이체 실적이 있는 경우 전자금융, ATM, 자동이체 관련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창구에서 타행 송금 수수료도 무료다.

급여 이체는 월 50만원 이상이어야 하며, 여타 공과금은 2건 이상 자동이체가 걸려야 하지만, 아파트관리비는 그 하나만으로도 액수 제한 없이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이들 은행은 여러 예적금 상품에서 아파트관리비 이체 실적과 연계해 우대금리까지 제공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아파트관리비 이체 계좌 수집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저원가성예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간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들은 모두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일수록 예대마진이 축소되기에 NIM도 함께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NIM의 추락을 막으려면, 제일 좋은 방법은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을 높여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해 지난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4대 시중은행의 NIM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NIM이 높은 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말 NIM과 3분기말 NIM이 모두 1.58%로 동일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NIM은 0.01%포인트, 하나은행의 NIM은 0.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은 오히려 0.5%포인트 및 0.3%포인트씩 상승했다. 

아울러 아파트관리비 이체 계좌 모집은 상당한 파생효과까지 기대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요새 가정에서는 주부가 경제권을 지닌 경우가 절대다수”라면서 “따라서 주부를 잡으면, 예적금, 카드, 보험 등 여러 금융상품 판매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