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트럼프 쇼크…11월 소비심리, 금융위기 직후 수준

11월 소비자심리지수 95.8…금융위기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저

자료=한국은행
가계 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악화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예상치 못한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안감이 커지면서 가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월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94.2를 기록했던 2009년 4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CSI는 올해 5월 99.2에서 6월 98.8로 떨어진 이후 7월부터 10월까지 기준 값인 100을 밑돌다 11월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락 폭은 메르스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컸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056가구가 응답했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순실 정국 등 국내 정치 상황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예상 밖의 결과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현재경기판단 CSI는 60으로 10월(72)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 34를 기록한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2009년 3월과 같은 수준인 64를 기록했다. 10월(80)보다는 16포인트 폭락했다.

현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며, 6개월 뒤의 경기도 이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현재생활형편C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한 90을, 생활형편전망CSI는 93으로 5포인트 떨어져 생활형편 또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가격전망CSI은 전월대비 7포인트 하락한 107, 임금수준전망CSI는 111로 10월 類?2포인트 내렸다.

가계부채전망CSI도 98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8로 전월대비 3포인트 내렸고 소비지출전망CSI는 106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12로 전월대비 6포인트 상승해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인식이 높아졌으며, 물가수준전망CSI는 138로 전월대비 3포인트 올랐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10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5%,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하게 2.5%를 나타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56.4%), 집세(41.4%), 공업제품(36.8%)이 꼽혔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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