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거품 걷히는 분양시장…실수요자 중심 재편되나

연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분양물량 1만 9943가구 쏟아져
"실수요자 당첨 확률 높아져…사업성 좋아 수요 몰릴 것"

 


정부가 청약 과열 지역에 대한 선별적인 규제정책을 내놓으며 투기거품이 조금씩 걷히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에서 이번 규제 정책의 골자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이라고 밝힌 만큼 조정대상지역 분양단지에서 실수요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비 세대주, 5년이내 당첨자, 2주택 이상 소유자의 1순위 청약이 제한된다.

또 11.3 부동산 규제정책 발표 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이 달 들어 3주 연속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규제가 효력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11월 들어 △4일 0.10% △11일 0.09% △18일 0.06%로 상승세가 점점 둔화됐으며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4일 -0.12% △11일 -0.08% △18일 -0.20%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이번 대책이 발표된 이후 일부 11월 분양예정단지는 입주자모집공고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발급 업무가 재개됨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분양단지도 일제히 분양작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인포의 자료에 따르면 11.3 부동산대책에서 선정된 조정대상지역에서 연말까지 28곳 사업지에서 1만 994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월 별 공급물량은 11월 마지막 주 6750가구, 12월 1만 3193가구가 예정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4곳 1만 516가구 △동탄2신도시 2곳 1117가구 △남양주 2곳 1291가구 △세종특별자치시 3곳 3507가구 △부산(해운대, 동래, 연제, 남구, 수영구) 6곳 3512가구 등이다. 하남시와 고양시는 올해 예정된 분양물량이 없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사업지 18곳, 1만 2924가구로 조정대상지역 전체 분양물량 중 64% 수준이다.

실제로 11, 12월 분양예정단지 중 경기도나 세종시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지역이다. 리얼투데이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경기도는 전년대비 137%, 세종시는 80%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도 올랐다.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1㎡당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303만원에서 이 달 339만원으로 상승했고 세종특별자치시도 251만원에서 326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분양대행 및 홍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각 분양단지들이 일제히 분양을 시작하면서 업무가 몰리고 있다"며 "투기 수요자 1순위 청약이 제한된 만큼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실수요자들이 1순위 당첨이 될 확률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투기수요에 밀려 청약이 힘들어졌던 점은 개선될 것"이라며 "기존 청약열기가 과열됐던 지역은 투기 수요가 빠지더라도 원래 사업성이 좋았던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도 관심있게 보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좋은 입지를 갖추고 공급되는 물량은 준공 후에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가수요가 빠지며 (실수요자들의) 당첨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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