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깜짝실적은 대출 성장에 철저한 리스크관리 덕

KB·신한·하나·우리 3분기 누적순익 전년 대비 20.2% 증가

주요 금융그룹들이 장기 저금리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깜짝실적을 내놓아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치를 뛰어넘은 실적 달성은 주로 리스크관리 등 철저한 비용 통제와 안정적인 영업 실적의 조화 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 등 4개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6조1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5조1579억원보다 20.2% 급증한 수치다.

그룹별로는 오랫동안 금융권 순익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신한금융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해 지난 2012년 이후 4년만에 3분기 누적 당기순익 2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까지 당기순익은 2조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31억원) 대비 10.2% 늘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 1조1059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의 8400억원보다 31.7% 급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익이 각각 25.1% 및 23.6%씩 뛰어오르는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9개월만에 이미 전년도 연간 순익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우수한 실적의 주 원인으로 안정적인 대출 성장이라는 공통적 요건 외에 신한금융에서 은행과 비은행계열사의 조화가, KB금융과 우리은행에서는 자산건전성 개선이 꼽힌다. 하나금융은 통합시너지 발생 및 원화 강세 효과를 누렸다.

3분기말 현재 신한금융 당기순익의 은행 비중은 65%로 전년의 58%보다 소폭 확대됐지만, 여전히 금융그룹 중 은행과 비은행의 밸런스가 제일 좋았다.

특히 카드수수료율 인하, 저금리 고착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한카드가 5326억원, 신한생명이 1276억원을 벌어 들였다. 신한생명의 당기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44.4%나 급증했다.

다만 3분기까지 누적 대손충당금(8712억원)은 전년 동기(8558억원)보다 소폭(1.8%) 늘었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말 대손충당금?5077억원의 전년동기의 6244억원보다 18.7% 줄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9260억원에서 6710억원으로 27.5% 급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9월의 은행 통합에 이어 올해 6월 전산통합까지 마무리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영업성과가 나아진 것과 동시에 비용절감 효과가 컸다. 3분기까지의 판매관리비는 2조8606억원에 그쳐 전년동기(3조886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원화강세 덕에 외화환산이익이 1254억원 발생하는 등 매매평가익(7756억원)이 32.6% 급증한 것도 실적 향상에 톡톡히 한몫 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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