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구조조정 급물살…대규모 정리해고·매각 진행

육상직원 700명 중 400명 정리 예정…미주·아시아노선 매각

한진해운은 19일 미주·아주노선 영업망 매각에 필요한 최소 인력 300명만 남기고 본사 직원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진해운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 초 본사 대규모 정리해고, 주력 노선인 미주·아시아 노선 매각 작업 등을 진행하며 구조조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9일 한진해운 육상노조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육상직원 총 700명 중 미주·아주노선 영업망 매각에 필요한 최소 인력 300명만 남기고 정리해고를 진행할 의사를 전달했다.

희망퇴직일 경우 일정액의 위로금이 지급되지만 정리해고가 되면 위로금이 별도로 나오지 않는다. 사측은 11월 초 정리해고를 예고한 다음 12월 초 근로관계를 종료키로 했다.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300명은 근무평가, 상벌 등 기준에 따라 사측이 선정할 예정이다.

노사는 인력조정 문제와 관련해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차 노사협의회를 연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인수합병(M&A)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정리해고부터 하는 것은 회사에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직원들이 갑자기 차가운 바닷가로 내몰리게 됐다.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작업…현대상선 참여

지난 14일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한진해운의 주력노선인 미주·아시아 노선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아시아~미주 노선 인력, 운영 시스템, 선박 5척, 해외 자회사 7개사, 화주 정보 등이 포함됐다.

오는 28일까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인수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본 입찰은 내달 7일까지다.

현재 현대상선이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대상선 채권단은 한진해운 미주노선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미주노선이 일부 겹치는 것뿐만 아니라, 이번 인수 과정에 현대상선이 참여할 경우 들어갈 자금 규모가 커 채권단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현대상선이 필요로 하는 것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선박인데, 이번에 매각되는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은 6500TEU급이라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가 현대상선에 이익이 될지 좀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채권단은 내다봤다.

중견선사인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3사가 컨소시엄을 구축해 미주노선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진해운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중견 선사들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크기 때문이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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