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분매각 예상밖 흥행…투자자들 몰려

한화생명·키움 등 국내외 18곳 참여 지분 82~119% 인수 의향
대부분 배당 등 투자 목적인 듯…11월 중순 입찰 낙찰자 결정

우리은행 본점 전경(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 매각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지분 인수의향서 신청분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설정한 매각대상 지분을 크게 뛰어넘어 차후 민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마감된 우리은행 지분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국내외 18개 투자자들로부터 82~119% 규모의 신청이 들어왔다.

이는 지난달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발표하면서 매각 대상으로 설정한 우리은행 지분 30%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당초 60% 이상이면 성공적이라고 판단했는데,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며 “우리은행 민영화에 ‘청신호’”라고 기뻐했다.

공자위는 개별투자자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키움증권이 우리은행 지분 4% 인수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화생명도 전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LOI를 접수했고,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지분인수에 참여했다. 동양생명은 모회사인 중국 안방보험 대리인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릭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보고펀드, 칼라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매각이 흥행을 한 원인으로는 △저평가된 우리은행의 가치 △정부의 경영권 포기 선언 △투자자 프리미엄 제공 등이 꼽힌다.

이날 우리은행 종가는 전일 대비 150원 오른 1만135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에 머무는 등 “상당히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45.1% 증가한 75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 향후 주가전망을 밝게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향후 실사 등을 거쳐 4~8% 인수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며 "배당성향이 높아 배당수익이 기대되고 PBR이 낮은 상태여서 주식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도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장기적인 투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매각 방안 발표 당시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성공 시 즉시 현재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해지하겠다”며 정부가 더 이상 우리은행 경영에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

정부는 아울러 투자자들에게 우리은행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권한을 넘겨주는 등 프리미엄을 내걸었다.

실제로 이 방안 발표 후 1만원 내외에 머물던 우리은행 주가가 뛰어올라 1만1000원대에 안착하는 등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LOI를 접수한 투자자들은 이번달말부터 매수자 실사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공자위는 오는 11월 중순경 입찰을 마감한 뒤 낙찰자를 선정, 연내 매각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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