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경제세미나 지상중계4]"국내에서 아세안 저평가 돼"

김동엽 부산외대·김부종 동아대 교수 패널 토론
"아세안 시장에서 가격·품질 경쟁보다 어떤 인식 심느냐가 중요"

 21일 세계파이낸스 주최 ''아세안 경제공동체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김부종 동아대 교수(왼쪽)와 김동엽 부산외대 교수. 오홍근 기획위원.
김동엽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는 21일 세계파이낸스가 주최한 ‘아세안 경제공동체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해 “한국에서 ‘아세안 경제공동체(AEC)’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AEC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내에서 아세안이 저평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김부종 동아대학교 교수도 패널 토론에서 한 학회에서 여론조사 회사에 의뢰해 아세안 관련 설문조사한 사례를 인용하며 비즈니스 시장으로서 아세안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AEC와 관련한 본인의 의견을 밝히면서 이날 주제발표를 한 마라그타스 아만테 필리핀국립대학 부총장, 헤르마완 까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 추탕트룽 주한 베트남 대사관 상무관의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토론 요지.

△김동엽=내년 차기 아세안 의장국은 필리핀인 것으로 안다. 필리핀이 의장국이 되면 새로운 법이 많이 추가될 것 같다. 필리핀에서 헌법조항 개정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마라그타스아만테=필리핀은 이제 의장국이다. 필리핀은 기술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힘이 있다. 새로운 정권 방식이 접목될 것이다. 하지만 아세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질 것이다. 필리핀 상황은 모든 국가에도 보호주의가 적용된다고 본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마찬가지다. 유럽을 통해 저희도 많이 배우고 있다.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다. 개인적으로 필리핀 헌법에 공감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역을 통해 일자리가 없는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등의 얘기를 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필리핀 헌법에서 말한 조항은 수정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도입되지만 바뀔 것 같지 않다.

△김동엽=신자유주의는 아세안경제공동체, 지역주의에서 논의된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 최근 브렉시트 사태를 목격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개방에 어떤 영향 미칠 것인지?

△헤르마완 까르타자야=한국에 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세안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선 아세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아세안+6보다 아세안+3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세안은 상대적으로 평화롭다고 판단한다. 한중일은 아세안에서 중요한 영향력 미치는 곳이라 본다. 우선 한중일이 아세안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보호주의를 믿는 사람은 늘 있기 마련이고 무역 개방을 원하는 사람들도 항상 존재한다. 그러기 위해선 중국을 제대로 봐야한다. 중국은 시장개방을 단계적으로 한다. 언제 열고 닫고의 균형을 잘 잡았던 것 같다. 한국의 기업인이라면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아닌 협업을 채택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협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

△김동엽=아세안+3의 역할은 무엇인가?

△추 탕 트룽=동아시아의 한중일 3개국은 아세안 국가들에게 가장 큰 파트너들이다. 많은 무역이 아세안 회원국들과 한중일 3국간에 이뤄지고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많은 국가들이 3개국과 무역을 한다. 이는 아세안이 중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태지역 차원에서도 볼 수 있다. 한중일 외에도 잠재력 있는 국가가 많다. 인도, 호주, 뉴질랜드도 큰 시장이다. 선진시장으로서 잠재력이 높은 곳들이다. 아세안은 통합과정에 있어서 고수했던 원칙 중 하나가, 아세안의 글로벌 통합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합과정에 있어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해도 아세안이란 집합체로서 강하게 목소리 내고 통합과정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원칙이다. 중국, 한국, 일본 등 다 마찬가지다. 아세안+1 이후 +6이 나왔고 그다음 플러스6 협력체제가 갖춰졌는데 이 협력체를 중심으로 아세안이 대표 지역임을 보여주고 싶다. 아세안에서는 플러스3, 6 둘 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조금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야 한? 무역과 투자는 대부분 한중일 위주로 유지되고 있다.

△김부종=국내에서 아세안에 대한 비즈니스맨들의 인식은 아직까지 매우 낮은 상황으로 제한적인 인식조차도 주로 관광에 따른 것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즈니스맨들은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시장과 투자처로 아세안에 많은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비즈니스와 관련된 아세안 인식은 아세안에 대한 장밋빛 전망(경제성장률이 몇%인가 같은)보다는 투자에 나서는 기업의 관점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헤르마완 까르타자야=그동안 아세안에서 한·중일·에 대한 인식은 중국은 가짜상품이 많고 일본은 고사양으로 무장한 대신 비싼 가격, 한국은 그 중간 정도의 위치였지만 최근에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제품은 기술이 향상되면서 고가화되고 있고 일본제품은 ‘유니클로’가 대변하듯 가성비·실속형으로 가고 있다. 한국은 한류와 접목시킨 문화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인식의 변화’ 속에서 향후 아세안 비즈니스 마케팅 성패는 가격과 품질 경쟁보다는 아세안 사람들에게 어떤 인식을 심어주는지가 될 것이다.

△추 탕 트룽=한류를 아세안 시장 비즈니스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화전략이다.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의 인기는 높지만 주로 젊은 층에 국한된다. 한류를 이용한 상품이 남성, 중년 대상으로 나온다면 한류를 모르는 층에 소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상품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현지에 맞춘 전략을 짜는 것이 아세안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할 것으로 본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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