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인력과 높은 성장률 …아세안은 기회의 땅"

세계파이낸스 주최 '아세안경제공동체 평가와 전망' 세미나
인구 세계 3위, 연 5% 넘는 경제성장률… 잠재력 매우 큰 시장

세계파이낸스가 21일 주최한 ‘2016 아세안경제공동체(AEC)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백영철 세계일보 편집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상배 기자

“어느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제품력과 브랜드력을 갖추면서 국가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면밀하고 세부적인 투자 전략으로 접근하라”

태국 · 필리핀 ·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경제전문가들은 세계파이낸스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한 ‘2016 아세안경제공동체(AEC)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새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세안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강력한 브랜드 △같으면서 다른  나라별 특색과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아세안 성공투자의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아세안 10개국이 지난해말 출범시킨 AEC는 전체 인구가 세계 3위, 경제규모로는 세계 7위의 거대 경제공동체로 급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의 유럽연합(EU)''을 지향하고 있는 AEC가 주목받는 이유는 선진국의 저성장 고령화 추세와 달리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경제활동 가능인구가 많고 소비 중심인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가별로 관습과 기업문화 측면에서 상당한 다양성을 보이고 있어 기업 진출과 관련된 법규와 제도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비롯해 토착화-지역화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축사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중국과 인도 등이 신흥 경제권으로  부상하면서 아세안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상배 기자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대사가 축사에서 "AEC와 함께 하려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 아세안 국가는 상당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상배 기자

헤르마완 까르타자야 필립코틀러 아세안(ASEAN) 마케팅센터 공동설립자 겸 마크플러스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기업의 성공실패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역과 관계없이 변함없는 높은 브랜드력을 유지하되, 지역별 세부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스트패션 기업 자라(ZARA)의 경우 아세안 지역에 대한 많은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시장의 변화에 긴밀히 대응했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인도네이사에 진출하면서 현지인의 생활수준을 철저히 분석하는 등 현지화 중심 전략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주제별 발표자들은 특히 아세안 각국의 상황에 대해 기존의 장밋빛 전망에서 벗어나 각 나라의 장단점 등을 상세히 소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추 탕 트룽 주한 베트남 대사관 상무관은 베트남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한국 기업에 ''기회의 땅''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제도적인 기반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하다는 점 △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진행 과정이 더디다는 점 등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영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향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산업구도 전환이 필요하고 보다 창의적인 제품 개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룽 상무관은 “베트남에 건설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세계 곳곳에 관세율 0%로 수출할 수 있다”며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마라그타스 아만테 필리핀국립대학 부총장은 앞으로 아세안에서 예의주시 해야 하는 국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들었다.  아만테 부총장은 "세 국가는 성장할 가능성이 크고 숙련된 젊은 노동자가 많은 등 잠재력이 크다"며 "한국의 은행, 보험 등 금융사가 진출한다면 이들 국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만테  부총장은 “아세안 국가들이 화합하고 통합된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려면 ‘이음새 없는 이동(seamless movement)''을 이뤄야 한다"며 ”기업인, 숙련된 노동자 등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진다면 아세안 국가들은 무역, 투자, 고용 창출이 증진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라그타스 아만테(Maragtas Amante) 필리핀국립대학 부총장이 ‘아세안 단일시장 현황 및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아세안의 잠재적인 청년층 파워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서상배 기자

이날 행사에서 백영철 세계일보 편집인은 인사말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큰 아세안은 저성장의 덫에 결려 있는 우리에게도 약속의 땅이 될 수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동반성장 하기 위해서는 상호 호혜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아세안은 1967년 초기 정치 협력체로 출범할 당시 경제협력에 대한 비전이 없었지만 점차 경제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는 휴대전화와 자동차의 주요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고,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물류거점지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아세안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라는 점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 방안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는 축사를 통해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동시장 공급처이기도 하다"며 "AEC를 잡으려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 ASEAN 국가는 상당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나선 김동엽 부산외국어대 교수와 김부종 동아대 교수는 한목소리로 국내에서 아세안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AEC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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