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경제세미나 지상중계3] 아세안 진출, 지역차원 접근 필수

헤르마완 까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 주제발표

글로벌한 브랜드력 유지하되 지역별 세부적인 접근방식 필요 강조

21일 세계파이낸스가 주최한 ''아세안 경제공동체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헤르마완 까르타자야 필립코틀러 아세안 마케팅센터 공동설립자 겸 마크플러스 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서상배 기자
헤르마완 까르타자야 필립코틀러 아세안(ASEAN) 마케팅센터 공동설립자 겸 마크플러스 회장은 21일 세계파이낸스 주최 ''아세안 경제공동체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아세안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현지 시장에 대한 세부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선 헤르마완 회장은 아세안 시장과 관련, "약 6억5000만명에 이르는 인구는 물론, 점진적·안정적으로 통합 논의를 거쳐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세안은 다양한 인종, 문화 등 여러 각기 다른 요인을 갖고 있는데, 이는 마케팅 측면에선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헤르마완 회장은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브랜드, 전략, 전술로 각기 나눠 설명했다. 지역과 관계없이 변함없는 높은 브랜드력을 유지하되, 지역별로 세부적인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헤르마완 회장은 "기업의 브랜드 및 평판은 가장 중요한 가치로 글로벌하게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전략적인 측면은 범아세안 차원에서 지역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반드시 아세안 국가가 아니더라도 ''아세안전담 데스크''를 설치, 해당 지역을 분석하는 전담자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술적 측면에 대해선 "현지 국가에 따라 현지 고객에 따라 세분된 적용이 필수적"이라며 "아세안 공동체 논의가 대인교류 단계까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선 차별화 정도가 낮아졌지만, 각 국가간 고유한 특징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패션 기업 자라(ZARA)는 헤르마완 회장이 꼽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 자라는 글로벌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제품을 갖고 있지만, 아세안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당 시장의 변화에 긴밀히 대응한다. 태국 자라의 경우 태국 지역사무소의 정보가 본사에 전달되면, 태국에서 디자인한 의류를 공급하는 등 해당 시장에 빨리 적용한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그는 국내 주요기업의 인도네시아 성공 및 실패 사례도 소개했다.

헤르마완 회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현지인의 생활수준을 철저히 분석하는 등 한국과는 다른 현지화 중심의 전략을 폈다"며 "저가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J''가 좋은 예인데, 제품뿐만 아니라 영업, 판촉, 브랜드 이미지도 인도네시아 현지 스타일로 접근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롯데쇼핑은 글로벌화전략에 초점을 맞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지만,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 임원직 모두 한국인인 데다 마케팅, 판촉활동까지 한국식을 고집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식료품 마트로 시작해 높은 브랜드력을 유지하지 못한 점도 실패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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