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은행권 위기…금융노조, 파업 자제해야”

은행들 파업 강행 시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준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파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21일 열린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7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위기인 상황에서 성과연봉제 반대를 기치삼아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도만 낮출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성장 및 저금리로 인한 은행 수익성 악화, 기업 구조조정, 핀테크 발전 등 은행산업이 구조적인 위기에 처했다”며 “향후 10년 내에 유럽과 미국의 은행 일자리 3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측과의 진지한 대화도 거부한 채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금융노동자들은 글로벌은행이나 국내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은 낮고 임금은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 잘하는 사람을 정당하게 대우하자는 취지의 성과연봉제는 은행 경쟁력 및 소비자 만족도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성과연봉제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측은 “노사협상 대상인 임금체계 변경에 금융당국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불법간섭”이라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어 총파업을 피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화가 진행되면서 창구 직원들 대다수가 조합원”이라며 “총파업 참여 인원이 10만명에 가까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은행들은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 준비에 분주하다. 이날 7개 은행장들은 “파업이 철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동시에 혹여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영업이 가능하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주요 대책은 △직원의 파업 참여 자제 권유 △전산 및 자금관리 위한 필수인력 사전 확보 △거점 점포 운영 등이다.

임 위원장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정확히 적용하고, 파업 참여를 조합활동 참여로 보아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 파업을 조장하는 잘못된 관행도 고쳐야 한다”고 사측을 격려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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