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투자펀드 설정액 1위…주목받는 베트남

중국을 대체할 성장성 매력…"당분간 관심 지속될 것"
베트남 증시 2월말 이후 15% 이상 상승 한·중 앞질러

안정성보다는 수익률, 성장성을 중시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투자성향에 힘입어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펀드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펀드에서 설정액 1위를 차지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29일 이후 8월31일까지 비과세 해외펀드는 총 7894억원이 판매됐다. 이 기간 설정액 1위를 기록한 펀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로 설정액은 1062억원을 기록, 비과세 해외펀드 총 설정액의 13.4%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수익률(3월2일부터 9월2일까지 수정기준가)도 13.4%를 기록해 설정액 상위 10위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1.3%보다 높았다.

자료=한국금융투자협회

뿐만 아니라 역시 베트남에 투자하는 유리베트남알파펀드도 설정액 195억원, 수익률 11.1%를 기록해 설정액 순위 9위를 기록했다.

비과세 해외펀드 상품이 시장에 출시된 이후 설정액 1위는 줄곧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글로벌배당인컴펀드가 차지해왔다. 하지만 베트남펀드의 약진으로 글로벌배당인컴펀드는 설정액 823억원(수익률 6.1% 기록)으로  2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그간 피델리트 펀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올해 글로벌 경기부진과 증시의 오르내림 속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의 매력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피델리티의 글로벌배당인컴펀드는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일본, 스위스, 프랑스, 호주, 독일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또 인컴펀드는 보통주나 우선주, 회사채 등 자산에 투자해 매매차익은 물론 배당과 이자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펀드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 펀드가 비과세 해외펀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에서 중국 이후 기대를 걸어볼 만큼 역동적인 베트남의 시장성, 당초 팽배했던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12월로 늦춰지게 된 것을 꼽는다.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보다는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위험시장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간 것이 부상하는 베트남 시장과 상승작용을 했다는 것.

실제로 베트남의 증시 지수는 비과세 해외펀드가 출시되기 직전인 지난 2월26일 (566.11) 이후 지난 16일(651.31)까지 15% 이상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4% 가량 오른 코스피나 8.5%가량 오른 중국상하이종합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이다.


베트남 경제가 올 상반기에만 5.5%에 달하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달성했고 지난 5년간 연평균 6%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도 비과세 해외펀드에서 베트남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투자를 고려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장기 성장가능성도 높은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렸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도 “베트남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관련 투자가 주목을 받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면서 “환매와 관련된 유동성 리스크는 있지만 최근에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상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은 한동안 유망한 시장으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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