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증 거절에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일정 '오리무중'

주택도시보증공사, 인근 단지 대비 분양가 10% 초과 불허

분양가 추가 하향조정? 분양보증 배제?…조합은 '고심중'

디에이치 아너힐즈 홍보 슬로건과 특징, 사진=현대건설
강남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청약일정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계속된 분양보증 승인 거절로 당초 예정됐던 8월초 일정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25일,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3.3㎡당 분양가 4310만원이 강남구 3.3㎡당 평균 분양가인 3804만원보다 13%, 3개월 전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개포래미안블리스티지 3.3㎡당 평균 분양가인 3762만원보다도 14%나 높아 고분양가로 판단한다며 주택분양보증 신청 건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당초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강남 최초의 호텔같은 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리미엄 전략으로 홍보를 실시했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라는 브랜드도 이 사업장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견본주택 방문도 다른 견본주택과 다르게 전부 사전예약제로 운영해 예약전화부터 방문일까지 1주일 이상이 걸렸다.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대표적인 특징은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 비거리 15m인 복층 실내골프연습장·암벽등반시설·실내체육관·당구장·수영장 등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티 시설이 세대당 약 6.6㎡ 규모로 구성돼 들어선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관계자는 "연회장의 경우 100여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다른 아파트 단지에 비해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하고 넓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내부에는 해외 유명 주방가구 브랜드가 들어간다. 전용면적 106㎡는 이탈리아 가구브랜드인 보피(BOFFI)가 적용됐다. 보피는 T105㎡ 이상 모든 주택형에 설치된다.

상대적으로 전용면적이 작은 84㎡C에는 독일 브랜드인  노빌리아(nobilia)가 적용된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관계자는 "단지 내恝?들어가는 자재가 고급 브랜드가 많다"고 말했다.

별도로 마련되는 테라스형 하우스의 테라스 시설, 사진=이상현 기자

문제는 프리미엄 분양정책에 따른 높은 분양가다. 고가의 내부 자재와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이 적용되다 보니 3.3㎡당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

당초 현대건설과 조합측은 고분양가 논란이 예상돼 자체적으로 3.3㎡당 평균 분양가를 5000만원 이하로 낮췄다. 하지만 주택보증공사측이 지난달 30일 분양가 조정을 주문해 3.3㎡당 분양가를 4457만 7000원으로 낮췄다.

이후 강남구청의 요청으로 4310만원으로 다시 내려 주택분양보증 신청을 했지만 분양보증 승인이 불발되어 또 다시 가격을 낮춰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개포주공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이사회와 대의원회 회의를 거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분양관계자는 "분양보증과 관련해 관계자들도 몰랐던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한 기사도 나왔고 몇번의 가격조정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분양보증에 관해 낙관적인 입장이었다"며 "향후 일정은 조합측의 결정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주택도시보증공사나 강남구청 등 기관의 요구를 많이 반영했다고 생각했는데 분양보증 발급이 승인되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심사를 통과하려면 가장 마지막에 신청한 3.3㎡당 분양가 4310만원보다 126만원 가량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평균 3.3㎡당 분양가는 3804만원인데 여기서 상승 제한폭인 10% 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4184만원 이하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정오 주택도시보증공사 도시정비심사팀장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경우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고분양가 문제만 해결되면 분양보증이 승인된다"며 "인근 아파트 분양가 대비 1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신청하면 분양보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인근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보다 10% 이상 상승하는 것을 제한하는데서  1원이라도 벗어나면 분양보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건설사측은 추가 분양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조합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조합측은 내부회의를 거쳐 분양가를 추가로 조정할지, 아니면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진행할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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