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조선·해운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하반기에는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에 주력"
대우건설 사장 선임 유보," 더 숙고하려는 것”설명

`산업은행 상반기 경영설명회`에서 발표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산업은행 상반기 경영설명회’에서 “현대상선의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 등으로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듯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간 구조조정에만 쏠렸던 산은의 역량을 본래 임무인 신성장산업 육성, 차세대 먹거리 창출 지원, 글로벌시장 개척 등으로 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산은은 향후 예비 중견기업의 육성 및 문화컨텐츠산업 진흥 등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앞서 이번달 초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견기업 성장기반 확대’를 위해 양 기관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에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한류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0억원 규모의 ‘문화융성펀드’을 출범시켰다.

그밖에 산은이 앞장서서 아직 미약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선도할 방침이다.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국제 금융시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또 “모든 것은 때가 있으며, 제때 못 바꾸면 무너진다”며 전면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그는 “이번달 출범 예정인 ‘KDB혁신위원회’를 통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쇄신해야 한다”며 “현재 산은이 처한 위기를 명예 회복과 발전의 전기로 삼아 강한 KDB로 재탄생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간의 구조조정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직원들의 노고도 치하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동맹인 해운얼라이언스 가입을 완료하면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 덕분에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위기를 벗어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구조조정 단계에서 “신규 자금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지켜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로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쓰라린 과오를 발판 삼아 혁신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설명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회장은 “대우건설의 사장 최종후보 선임이 유보된 것은 대우건설 측에서 조금 더 숙려 기간을 두자고 해 찬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위원회는 이날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가운데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날짜를 미뤘다.

관련업계에서는 박 전 사장에 대한 낙하산 논란 때문에 사추위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후보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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