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브렉시트 파장 최소화 위해 합동점검반 가동

국내외 동향 24시간 모니터링…비상금융상황대응팀도 운영
"한국경제 펀더멘틀과 건전성 양호…브렉시트 영향 제한적"

정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나마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판단하에 범정부적인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들이 모두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증시 ↓ 환율 ↑…정부, 발빠른 대응 나서

24일 영국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탈퇴로 결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으며, 국내 금융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25.24에 그쳐 전일 대비 61.47포인트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일보다 29.7원 치솟은 1179.9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즉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과 실물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즉시 가동하기로 결정됐다. 점검반은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특히 주요 통화 움직임, 외환 및 외화자금시장, 외국인 자금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동시에 거시경제금융회의(차관급)를 수시로 개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더불어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 외환 및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며 “금융사들의 외화유동성 상황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은행 외화유동성 철저 점검…회사채시장 제도 개선도 추진키로 

금융당국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우선 양 기관 합동으로 ‘비상금융상황대응팀’을 만들기로 했다. 팀장은 김용범 금융위 濚ッ냅揚?맡는다.

아울러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점검체계를 가동하는 등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협력체계를 한층 더 격상하기로 했다. 기재부, 한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시장에 과도한 급변동이 발생할 경우 미리 준비된 위기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실행할 방침이다.

특히 증시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상황을 대비해 오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당국 외 증권 유관기관들도 참석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외화유동성 및 외화자금시장의 특이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지역별 외화차입금과 대외 위험노출액(익스포져) 등 리스크 요인을 세밀하게 검토한다.

또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로사항을 겪지 않도록 회사채시장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은 역시 이날 제2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 당분간 본부 및 국외사무소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25~26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점검 및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 분석 등을 지속하고, 26일에는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종합 점검회의를 연다. 이어 27일에도 제3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견고하고, 브렉시트로 인한 직접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시장에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과 재정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감안할 때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과민 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해말 기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9.1%,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7.4%로 매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영 수출이 74억달러(지난해 기준)로 총 수출액의 1.4%에 불과할 만큼 비중이 작아 실물 부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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