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미 달러 강세 전망…증시에 큰 악재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에다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원화 환율 상승,채권 금리 하락…미 금리인상 어려울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24일 영국 국민투표 결과 확정되면서 국내외 주식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브렉시트 현실화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높여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충격을 줄 수 있고, 안전한 자산 중 하나인 달러 수요 급등은 달러 강세로 이어져 국내외 환율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유럽연합 탈퇴가 EU 내 다른 국가로 확산돼 연쇄 이탈 현상이 나타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에서 그치지 않고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내외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브렉시트 현실화가 환율의 변동성 증대와 맞물리며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브렉시트는 이러한 기조를 지속시킬 것”이라면서 브렉시트로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약세,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이는 결국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수급 약세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는 변동성 장에서 투자매력이 높아지며 강세를 띄게 되는데 달러의 강세는 원화와 같은 이종통화의 약세와 한국 같은 신흥시장에서의 환차손으로 연결된다. 즉 국내시장의 상대적 투자매력도는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환율은 브렉시트 영향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9원을 기록, 전 거래일 대비 29.7원 치솟았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은 1985년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 파운드화는 영국이 브렉시트 불발 기대감에 장 초반에는 1파운드 당 1.5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1.3305달러까지 밀려 달러의 초강세 국면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환율문제에 따른 국내증시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이번 브렉시트가 영국 이외의 유럽연합 다른 가입국으로 번질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 교역이나 경제상황 같은 실물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희망적인 것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쇼크 상황에서도 국내증시는 1900선, 60월 이동평균선을 지지해왔다는 것”이라면서 브렉시트가 유럽 다른 국가로 일파만파 번지지 않는다면 1900선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유로존과 국제사회가 내놓을 대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브렉시트 국면에서 증시를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안전자산에 배분한 상품이나 환율 변동성이 적은 종목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안전자산인 달러, 엔화, 스위스프랑 등으로 구성한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나 금, 달러표시 채권 대응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고, 김 연구원은 환 변동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수출주 대신 내수주나 배당주, 자산주가 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는 채권금리의 하락세를 이끌 전망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브렉시트가 안전자산인 미국국채로 자금 쏠림 현상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국내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하될 경우 국고 10년 금리는 1.30%대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미국이 더 완화적 기조를 보이게 될 것이고 사실상 미국이 올해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워 보이며 한국은 추가적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국내외 증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를 기록했고, 장중 급락 6% 넘게 밀리며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던 코스닥도 전일 대비 32.36포인트(4.76%) 밀린 647.16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외에 일본증시의 니케이225 지수도 7,92% 폭락한 1만4925.02를 기록했고, 중국증시의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 대만지수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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