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은행연 회장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 개혁 필요"

종신보험·자동차 보험 제외, 25%룰 등 개정 필요 역설

사진=세계일보DB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2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방카슈랑스 제도 시행 평가 및 과제 관련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은 여전히 방카슈랑스 판매대상에서 제외돼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고, 25%룰은 차별화된 보험상품으로 경쟁하는 중소형 보험사의 발전을 제약하고 금융산업의 자율경쟁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회사가 협력하여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 2003년 금융서비스 개선,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 보험 및 금융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4단계 과정으로 도입됐다. 1단계는 연금과 저축성보험 판매, 2단계는 환급금 없는 순수보장형 질병·상해보험, 3단계는 만기환급형 보험이 도입되었다. 지난 2008년 도입예정이었던 자동차보험과 종신보험은 보험업계의 반발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25%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으로, 대형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을 독점할 것을 우려해 보험사 간 형평성을 맞추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 회장은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 관점에서 방카슈랑스 규제 개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판매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고 판매인원이 대출 등 업무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에 대해서는 "고객의 대기시간을 증가시키고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곤란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세미나는 그동안 시행된 방카슈랑스 제도를 평가하고 향후 개선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개최됐다.

세미나에서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방ソ뉜壕본贊걋?예정신계약비는 제3보험의 예정신계약비의 70%, 저축성보험의 경우 50% 범위내에서 설정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보험상품이 타 대면채널에서보다 예정사업비 절감을 통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자 40세, 10년납 기준 월납보험료 119만원의 저축보험의 경우 가입 10년째 해약환급금을 비교해보면 방카슈랑스를 통한 상품이 약 486만원 가량 많고, 해약환급률도 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희문 국민은행 WM상품부 보험팀장은 "방카슈랑스 비중은 생명보험시장에서 다소 높으나 손해보험시장에선 설계사 채널에 비해 낮다"며 "방카슈랑스 취급영역 확대가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있으나,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보험설계사 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26만2000명이었던 보험설계사는 2015년 39만6000명으로 약 5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방카슈랑스 규제는 ‘경쟁의 자유 및 기업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원칙에 반할 수 있고, 헌법상의 기본권인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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