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 시내면세점 개점 한 달…"쉽지 않네"

초반 매출은 기대 이하…명품 등 구색갖추기 한창
규모의 경제로 돌파구…시내 면세점 추가 도전 검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왼쪽)과 두타면세점(오른쪽)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막내 시내면세점''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두타면세점이 문을 연지 1달여가 지난 상황에서 이들이 받은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친다. 현재 두 곳 모두 당초 목표 수준에 견줘 매출액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낮은 인지도, 미흡한 상품기획(MD)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다만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은 오는 10월 국경절 연휴(1~7일) 등 ''중국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해외 유명 브랜드 입점 및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획득 등을 추진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시내면세점 쉽지 않네''…일매출 3억~5억 그쳐

신세계와 두산은 지난 11월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냈다. 신세계는 인천공항과 부산 센텀시티에서 면세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서울 시내면세점은 첫 도전이다. 두산은 면세점 사업 자체가 처음이다. 두 면세점은 이후 6개월여 간의 개점 준비기간을 거쳐 각각 지난달 18일, 20일 문을 열었다.

개점 초반 매출액만 보면, 두 곳 모두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의 일매출은 5억원대 후반, 두타면세점이 3억원 가량이다. 그나마 신세계면세점은 개점 초기 5억원 안팎이었던 일매출이 완만히 늘고 있고, 야간운영까지 시행하는 두타면세점도 지난달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일매출이 서서히 증가세다.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은 개점 전부터 당초 목표로 잡았던 개점 첫 해 매출(각각 1조5000억원, 5000억원)을 달성할 수 없다고 봤다. 증권사의 한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두 면세점은 이르면 내년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개점 초기인 만큼 아직 상품기획(MD)측면의 미흡함도 드러난다. 신세계면세점의 브랜드 입점률은 10~12층이 100% 인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가 많은 9층(시계·쥬얼리·잡화 매장 등)과 8층(럭셔리부띠끄 매장)은 각각 70%, 60%로 떨어진다. 두타면세점의 브랜드 입점률은 이보다 더 낮은 65%에 불과하다. 특히 두타면세점은 명품 브랜드는 커녕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등도 입점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집객효과가 높은 해외 유명브랜드 유치 측면에선 신세계면세점은 상황이 조금 더 낫다. 신세계면세점은 내년말까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다. 국내 면세점 매출액 1위인 루이비통은 집객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면세점 매출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두타면세점은 3대 명품 브랜드 유치 소식이 없다.
개점 한 달째를 맞은 시점에서 두타면세점(위)과 신세계면세점(아래)의 브랜드 입점률은 65%~75%수준이다. 사진=오현승 기자.

◇ 지리점 이점+중국발 특수 기대…시내 면세점 특허 또?

초반 사업부진에도 불구, 두 곳 모두 위안거리는 있다. 명동·남대문 일대는 연간 외국인 방문자수 1100만명, 700만명으로 서울 내 1, 2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남대문시장, 남산, 명동을 잇는 서울 최대 관광타운에, 두타면세점 또한 자유개인여행(FIT) 고객의 비중이 높은 동대문 쇼핑허브에 들어선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여타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두 곳 면세점 모두 중추절(9월 15~17일)과 이보다 더 긴 연휴인 10월 국경절(10월 1일~7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특히 국경절 기간에 10만~15만명 가량의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두타면세점이 그랜드오픈 시기를 9월로 잡은 것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방한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향수, 화장품, 잡화, 의류 등 면세점의 주요 판매물품을 ''싹쓸이''하는 쇼핑 행태를 보인다.

한편으로 두 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느냐도 업계의 관심사다.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은 신중히 검토 중이라는 반응이지만, 두 곳 이상의 시내면세점을 서울에 두겠다는 각오다. 규모의 경제를 갖춰 브랜드 협상력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등과의 경쟁을 비롯해, 서울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른 사업자간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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