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1분기 순이익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 감축따른 '불황형흑자'에 IFRS 대비 준비금 부담 때문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기뻐하기는커녕 불안해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과 함께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이라는 회계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을 보면 올해 1분기 보험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2351억원으로 전년동기(2조1033억원) 대비 1318억원(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3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814억원 대비 456억원(3.6%) 증가했다. 보험료 유입에 따른 운용자산 증가로 투자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되고 변액보험 등 특별계정수수료 수입 등으로 영업외손익이 증가한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9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8219억원 대비 862억원(10.5%) 증가했다.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손실이 감소한데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호실적은 인력 감축과 점포 축소 등 비용절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호한 실적이지만 사실상 불황형 흑자라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4000여명 임직원이 줄었고 60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또 오는 2020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대응을 위해 보험업계는 약 50조원에 달하는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만약 준비금을 쌓지 못해 지급여력비율이 일정 기준 이상 낮아지면 부실보험사로 구분,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은 영업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채권 등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건비 등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2분기에도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2020년 도입 예정인 IFRS4 2단계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금을 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동 기자 01087094891@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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