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거래시간 30분 연장…증시 활성화 계기되나

거래소 "증시 경쟁력 제고-거래대금 증가 기대"
노조 "증권노동자 근로 여건 악화" …투쟁 선언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1일(월)부터 증권·파생상품 및 금 시장의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늘리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오는 8월1일부터 국내 증시의 정규 매매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정규장 마감시간이 연장되면 중국 등 아시아 증시와 맞물려 돌아가는 운영시간이 늘어나 한국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고 투자자 편의 향상으로 거래량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는 다음달 중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7월 중 전산 시스템 개편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사무금융노조가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근로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 오후 3시30분 폐장… 파생상품·금 거래 시간도 함께 연장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1일(월)부터 증권·파생상품 및 금 시장의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늘리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증시 매매시간 변경은 2000년 점심시간 휴장 폐지 이후 16년 만이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 정규장은 현행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서 6시간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으로, 일반 파생상품시장은 6시간15분(오전 9시∼오후 3시15분)에서 6시간45분(오전 9시∼오후 3시45분)으로 각각 늘어난다.

그러나 거래소는 증시의 시간외 시장 운영을 30분 줄여 전체 증시 마감시간을 오후 6시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정규장 종료 후의 시간외 시장 운영은 2시간50분(오후 3시10분∼오후 6시)에서 2시간20분(오후 3시40분∼오후 6시)으로 단축된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최근 수년간 매매시간을 연장하는 추세다. 싱가포르가 2011년 8월 거래시간을 90분 늘려 현재 8시간의 매매거래 체제를 갖춘 것을 비롯해 일본(4시간30분→5시간), 홍콩(4시간→5시간30분), 인도(5시간35분→6시간30분)도 거래시간을 늘렸다.

중국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홍콩은 5시, 싱가포르는 6시에 각각 정규시장을 마감하고 있다.

◇ "일평균 거래대금 최대 6800억 증가 기대" vs "효과 단기에 그칠 것"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투자편의를 제고하고 침체에 빠진 우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매매거래 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정규장 연장으로 증시에서 3∼8%의 유동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동성 증대 효과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약 2600억∼6800억원 수준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거래소는 또 장 종료시간대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만큼 마감 시간을 30분 연장함으로써 최소 3%, 최대 8%의 유동성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 6조9000억원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10년간 4조∼5조원대로 정체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홍콩의 경우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한국도 2000년 점심시간을 폐지한 뒤 거래대금이 다소 늘어났다"며 "거래시간 연장시 거래대금이 일정 부분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1년 8월과 2010년 1월에 거래시간을 연장한 싱가포르와 인도의 경우 연장 전 한 달간 거래대금보다 연장 후 거래대금이 각각 41%, 17% 증가했다. 하지만 연장 후 1년간 거래대금을 분석한 결과 도리어 18%, 6%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거래대금 증가가 나타나겠지만 지속될 가능성은 낮고 중화권 시장과의 중첩 강화로 중화권 쪽의 높은 변동성이 국내 증시로 전이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한국거래소 노조는 이날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시간 30분 연장 방침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에서 요구하는 원화의 환전성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대안"이라며 "거래소가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할 경우 노동자 생존권 수호를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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