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특집]'샌드위치' 한국경제…경영 패러다임을 바꿔라

산업간 경계 사라진 융합시대, 생존 키워드는 '변화·혁신·소통'
산업·사업 구조개혁 통해 경쟁력 회복 시급…신시장 개척 나서야

 


현재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초일류 기업들은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혁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거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왔다.

또 제품 개발과정에서 구성원간 협업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변화와 혁신이란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것이고, 현재의 것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며, 이같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독단적인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소통과 공감, 협업과 배려를 통해 최고의 화음과 성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 3대 경영학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톰 피터스(Tom Peters)는 미래 초우량 기업의 조건으로 행동중시, 고객과의 밀착, 자율성, 사람을 통한 생산성 향상, 신속한 실천 등을 제시한 바 있다.

◇ 무한경쟁 시대…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 ‘필수 요건’

월스트리트저널이 1900년 선정한 미국 12개 초우량기업 가운데 현재 살아남은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 단 한 곳뿐이다.  끝없는 혁신에 대한 열망과 강력한 실행력은 GE의 최대 강점이다.

GE의 혁신 역사를 들여다보면 초우량기업이라도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GE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 2013년 ‘패스트웍스(fastworks)’ 기법을 도입했다.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신생 기업과 같은 민첩성을 갖춤으로써 시장과 소비자에게 신속히 대응하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업무 방식이다. 

패스트웍스의 핵심은 절차 간소화와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에 있다. 제품 개발 진행 과정에서 지속해서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이를 모든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해 소비자 만족도와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초창기 오디오테이프시장의 강자에서 세계 최대의 화학기汰막?변신한 독일 바스프(BASF).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오디오·비디오 테이프, 오랫동안 주력했던 비료사업도 환경이 바뀌면 과감히 버리고 핵심역량인 화학분야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쉼없이 변화를 꾀했다.

현재 화학, 플라스틱, 기능성 제품, 작물보호제품 및 원유와 천연가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전기차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용 재료, 전자소재 사업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세계 일류기업도 변화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 세계 전자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처럼 민첩한 기업문화로 변신을 선언(왼쪽 사진)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반면 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에 국내 조선업은 좌초해 선박건조용 도크가 비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한때 세계 최고 회전율을 자랑했던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도크. 사진=삼성그룹, 세계일보 DB
◇ 덩치 키우기에서 기업가치 극대화로 대전환 필요

세계경제는 지금 급속한 스마트화로 상품,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컨버전스 현상이 가속화하고 산업간 경계도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환경은 무경계(Boundless)-불확실성(Uncertainty)-항시위기(Crisis)로 요약된다. 이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려면  다양한 지식기반이 필요하고 개방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경영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산업화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정보화시대를 거치면서 큰 성장을 일궈왔다. 하지만 이제는 ‘하면된다’는 도전정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공할 때까지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반드시 성취하는 불굴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쟁적인 자금차입을 통해 신규사업을 무조건적으로 확대하는 것?아니라 기업가치의 극대화 쪽으로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온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앞선 기술, 중국과의 경합이나 저가공세 등으로 활로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세계경기 부진 여파로 우리경제 근간인 수출이 역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저성장의 골이 깊어지면서 민간 소비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수출 역성장과 소비 절벽이라는 두개의 큰 바퀴가 삐걱거리면서 그 수레에 몸을 실은 국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산업구조 재편과 더불어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창의와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철저한 구조개혁…‘신산업·신직업'' 창출에 매진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경제전문가 61명을 대상으로 ''우리 경제 현주소 평가 및 대책''이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돌입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원인으로는 ''경제 체력의 근본적 약화''가 지목됐다. 굴뚝산업의 사양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신사업 투자와 신시장 개척을 소홀히 한 것이 성장 추진력을 상실케 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외여건에 의지하지 말고 차질없는 구조개혁 추진 등을 통해 성장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경제 체력을 기르고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산업·신직업''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는 변화하는 경제 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프로젝트별 전략과 전술을 수시로 조정하는 ''스피드 경영'' ''스타트업 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 변화하는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제품 및 기술개발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스타트업 기업문화 혁신을 선언한 것도 기업의 공룡화를 막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혁신조직으로 거듭나자는 취지다. 

개별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사회 트렌드와 가족문화의 변화에 걸맞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금융과 유통 등 서비스 산업은 해외시장 개척과 더불어 국내 시장을 세분화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농협금융그룹과 우리·기업은행 등 주요 금융그룹과 은행들도 협소한 국내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 위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다국적 금융기업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을 목표로 뛰고 있다. 
 
또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사들이 고액자산가보다 한 단계 아래인 준자산가 계층을 구분해 이들을 상대로 한 상품 개발에 나서는 것은 고객군의 세분화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고액자산가에 집중되던 금융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금융자산 1억~3억원 정도인 준자산가그룹에 맞게 변경해 제공하고 있다.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인 셈이다.

소비재와 유통업계는 ''혼발'' ''혼술''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1인 가구 성장에 따른 마케팅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1인 가구는 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1인 가구의 소비 규모도 2010년 60조원에서 오는 2030년 19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구·가전업체들도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1인 가구의 거주공간이 여러 명이 사는 주거형태에 비해 좁다는 점을 고려해 공간활용도를 키운 제품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egye.com

 

2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