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진입 vs 추격매도 자제…엇갈리는 증시 전망

최근 글로벌 증시의 급락세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내 증시 증시에 대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글로벌 약세장 진입이라는 견해와 추가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계론적인 시각을 요약하면, 미국 나스닥이 상승 추세에서 이탈한 상태이고 그동안 부진했던 그리스 증시가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글로벌 증시가 순환적 약세장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각국의 정책 공조 움직임과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 상당수 증시 약세장 진입… "박스권에 순치된 시각 버려야"

KDB대우증권은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조정은 강세장에서의 일시적 반락으로 보기에 그 강도가 너무 강하다며 주가의 조정 강도로만 보면 2009년 이후 진행됐던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되고 새로운 약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전 세계 주식시장의 종합적인 성적표라고 볼 수 있는 MSCI 세계지수(All Countries)가 지난해 4월 고점 대비 17.8%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의 주가지수가 10%대 중반의 조정 강도를 나타내고 있을 뿐 글로벌 주요 증시들의 조정 강도는 대부분 20%를 넘어선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성장주 강세를 주도했던 나스닥 시장의 약세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바이오 업종 지수는 고점 대비 37.6%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글로벌 기술주 버블 논란에 휩싸였던 나스닥 빅6 종목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다른 부정적인 요인은 그리스 증시의 신저가 경신이다. 최근 그리스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12년 재정위기 국면에서 기록됐던 저점을 하회하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매크로 ?뵀㈃?현재 진행형이고, BOJ의 마이너스 금리 발표 이후 오히려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일본 증시에서 통화정책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약세장 진입이라는 파고를 한국만 피해갈 수는 없다"며 "코스피의  저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주요 증시, ''총체적 위기''로 가지는 않을 것

유안타증권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발 금융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한국 증시에는 환율 효과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유효하다"며 "여전히 높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장점을 고려했을 때 지수 급락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지역별-부문별 디커플링의 심화 결과이며 주요국들의 정책대응으로 총체적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 낮다고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주요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 진입은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주요국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 시작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조만간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 정책회의에서 추가금리 인하 및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3~4월중에는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보다 1월 저점 수준에서 바닥 다지기 국면을 예상한다"며 "관건은 정책 대응의 효과 여부.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추가적인 정책을 선택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는 점, 미국의 금리인상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과 대선을 앞둔 정책 불확실성도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과 신흥시장 모두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그 속도는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한국시장의 경우 이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어 주가 조정시 그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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