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지표 등 부진...금리인상 가능할까?

점차 강해지는 부정적 기류..."지금은 인내심 발휘할 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해 말부터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지만 연초부터 금융시장 불안과 제조업 부진을 겪으면서 금리인상을 예정대로 단행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변수가 많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하게 악재가 많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연준 내부에서도 당분간 금리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당초 연준은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4일(현지시간) 로버트 카플란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미국 경제성장에서) 일부 둔화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발휘하고 경제지표들을 면밀히 분석할 때"라고 밝혔다. 또한 카플란 은행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여건이 "답답해졌다"고 평가했다.

◆ 악화되는 美 제조업 지표… 서비스업까지 전이?

미국 경제에서 약 12%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최근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해외수요 부진 등으로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서비스업 지표 역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공장주문이 한달 전보다 2.9%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3.7%)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지난해 전체 공장주문은 6.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활동의 선행지표 중 하나인 월간 내구재주문 동향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해 제조업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에 비해 5.1% 급락하면서 최근 10개월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내구재는 기업에서 3년 이상의 사용 연한을 가진 자재나 설비를 뜻한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서비스업 지표는 53.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나 급락하며 2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조지프 라보르가나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업이 제조업을 쫒아가고 있다"며 올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40%로 전망했다.

스티브 머피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2001년 경기침체 전에도 제조업 경기 부진이 경제 전체로 확산되는 일이 있었다"며 "연준 관계자들이 이와 관련해 크게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 후퇴하는 금리인상 전망…"올해 금리인상 없다 70% 육박"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69.4%로 봤다. 이는 한달 전 39.4%에서 30%p 가량 상승한 수치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3.9%로 한달 전(16.3%)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실물경제의 불안정 등으로 연준이 설정한 금리인상 시나리오가 어려워지는 반면 통화정책 완화로 선회할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통신은 "경제지표에 기초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고는 하지만 경기상승 국면이 아닌 경기정점에서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이뤄져 금융여건 긴축 경로를 통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3월 금리인상 전망을 철회하고 6월로 변경하는 등 올해 2번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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