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페이스북 팬, 금융 최초 70만 비결은…"

원성준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 SNS랩 파트장 인터뷰

원성준 브랜드기획팀 SNS랩 파트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신한카드이 금융권 최초로 페이스북 70만 팬(Fan)을 달성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성과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SNS를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여겨졌다. 형체가 있는 물건을 파는 기업이 아닌, 무형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SNS 활용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보지 않고 20대와 30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SNS랩''을 브랜드기획팀 산하에 설치, 소비자들이 신한카드에 말을 걸어줄 수 있는 창구를 더욱 크게 열어 최근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이 더 큰 결실을 맺는다면 금융분야에서 제조와 소비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신한카드의 SNS분야를 이끌고 있는 원성준 브랜드기획팀 SNS랩 파트장은 17일 “이제 단순히 고객의 댓글에 반응해주는 쌍방 소통에서 벗어나 채널 자체를 오픈하고 공유해 고객과 함께 만드는 소통 채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원 파트장과의 일문일답.

-보통 기업에서 SNS는 홍보부서에서 맡거나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한카드는 2014년 9월 전담조직인 ''SNS랩''을 출범했다. SNS랩을 출범하게 된 이유와 업무 등을 소개해달라.

▲신한카드는 항상 시장점유율, 브랜드파워 모두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고객인 20·30세대, 특히 20대에게 브랜드 인지도, 호감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하고자 위성호 사장은 미래의 주력 고객이 될 젊은 고객에게 더 많이 집중할 필요하다는 큰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SNS에 주목하게 됐다.

SNS랩의 업무 영역은 단순히 SNS 채널 운영에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20·30대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는 모든 업무를 다룬다.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페이스북 70만 팬을 기록했다. 동시에 인스타그램에도 금융권 1위를 달성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한카드는 다른 금융권에 비해 다소 늦게 SNS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우선 채널 파워를 키울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약 1년 3개월간 페이스북 채널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자동차나 미용 관련 몇몇 선도적 기업들만 진출했을 때 금융권에서 최초로 런칭했다. 이는 우리에게도 모험이었다.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사가 운영하기 힘겨운 이미지 채널이지만 분명 신한카드는 먼저 진입하고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해본 결과가 현재의 팬 수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은 키워가는 과정에서 채널 자체를 ''라이프 컬러링 매거진(Life Coloring Magazine)''으로 표방, 매달 연재되는 잡지처럼 일관된 콘셉트 소통을 하고자 노력했다. 매월 시즌에 맞는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소재와 카피로 소통하고자 했다. 이런 콘셉트형 스타일은 SNS에 방문한 고객이 잡지에 연재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매달 구독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 시도였다. 항상 새로운 스타일과 관점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타사의 SNS와 가장 다른 점이다.

-신한카드가 SNS 및 블로그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먼저 진정성이다. 신한카드의 팬들 상황에 대한 더 따뜻한 이해, 항상 그들의 편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각, 그게 진정성의 1차 핵심이다.

또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한다. SNS에서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지만 그 관점은 ''고객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 광고로 전달하는 게 아닌, 소비 생활에 도와주는 정보로 전달되는지를 판단한다. 궁극적으로 신한카드 SNS채널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감성·소비의 라이프(Life) 파트너''를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그룹 미션인 ''따뜻한 금융''과 연계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페이스북 팬 수가 증가할 때마다 소셜캠페인을 전개해 신한카드 팬의 이름으로 기부를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 콘텐츠 공유가 700건이 넘으면 위생용품을 구하지 못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프리카 여학생을 후원하는 소셜 기부 이벤트는 고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카드업계에는 핀테크 및 빅데이터 열풍이 불고 있다. SNS랩에서 이를 활용한 사례나, 향후 계획이 있다면.

▲당사 블로그에는 빅데이터 섹션이 별도로 분리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인포그래픽으로 소개하고 있다. 빅데이터센터 내에 신한빅데이터트랜드연구소가 새로 조직됐는데, 이 연구소에서 생성된 다양한 연구가 SNS 콘텐츠로 원활하게 소개되도록 협업체계를 면밀히 구축했다.

-올해 SNS랩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인가. 

▲작년까지는 사실 SNS 채널의 인프라와 소통력 강화에 주력했고, 올해는 그간 쌓아놓은 로열티에 기반을 둬서 좀 더 브랜드·마케팅 색을 강화하고 싶다. 지금까지 주요 콘텐츠였던 고객 감성라이프에 대한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어가되, 조금 더 소비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확대하고 싶다. 빅데이터 트렌드 분석,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고객이 금융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금융 관련 정보를 소비자가 거부감 들지 않도록 정보로 전환해 소통하는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SNS랩을 이끄는 파트장으로서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기업 SNS 활동의 핵심은 가치를 ''공유''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사의 콘텐츠가 소비되는 과정에서 많은 공유를 일으켜 바이럴(Viral) 되기를 희망한다. SNS 계정을 키우다 보니 채널 자체가 매우 파워풀해졌는데, 이 채널 자체를 공유해서 고객이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단순히 댓글에 반응해주는 쌍방 소통이 아니라, 채널 자체를 오픈하고 공유해서 고객과 함께 만드는 SNS 소통 채널을 구상한다.

고객과 매일 새로운 콘텐츠로 긍정적으로 소통하는 작업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이들을 위로하고 때론 지원하고 좋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도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를 보는 고객 중 다만 몇 분이라도 즐거웠으면 좋겠다. 

나아가 SNS 채널에서의 소통 과정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기업의 SNS 우수 사례로 업권 전문가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모두 인정할 수 있도록 가꿔 나가 하나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도전적 목표도 세워본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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