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통화로 떠오른 위안화…한국 영향은?

중국 위안화가 국제 기축통화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한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국 정부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에 발 맞춰 한국 원화 역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위안화, SDR 편입 결정

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의 IMF 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편입 시점은 내년 10월 1일부터다.

미국 달러화와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에 이어 위안화가 5번째로 IMF의 SDR 통화 역할을 하게 됐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이는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 높고, 따라서 이번 IMF의 결정에 따라 위안화는 세계 3대 주요 통화로 부상하게 됐다.

IMF는 "5개 통화로 구성된 (SDR) 바스켓이 더 안정적이면서도 대표성을 높일 것이며, 통화 수가 늘어난 데 따른 운영 상의 부담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사회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이 결정됐지만, 실제로 위안화가 SDR의 환율 계산에 포함되는 등 편입에 따른 효과가 즉각 발생하지는 않는다. SDR 통화가 변경되더라도 현재의 4개 통화 체제를 내년 9월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IMF가 지난 8월 밝혔기 때문이다.

◆ 위안화 기축통화 되면서 한국 영향은?

일단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서 위안화의 강세 및 중국 경제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한국경제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이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미미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단기적으로는 불분명하며, 그 정도 そ?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달성됨에 따라 중국정부가 만일 위안화의 큰 폭 절하를 용인한다면, 비탄력적 금리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엔화와 위안화 약세라는 이중의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요인에 직면하게 된다"며 "원화가 위안화와 엔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한국경제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만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위안화가 이번 SDR 편입으로 국제화를 위한 주요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우리나라 원화도 국제화에 박차를 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국제화는 해외 외환시장에서도 원화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이를 막고 있었다. 하지만 원화 역시 국제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양국 간 합의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국 상하이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열리면 원화가 해외에서 직접 거래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 서울에 직거래시장이 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해외에서 비거주자가 자본거래 목적의 원화 거래를 제한하는 현행 외국환 거래 규정을 고칠 예정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제·교역 규모, 자본시장 개방도를 보면 원화가 국제 통화가 되기에 충분한 여건"이라며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호주 통화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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