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부재·실적부진' 동국제강…양대리스크 극복하나

컬러강판 추가투자…年 1000억 신시장 확대

"고강도 사업재편효과 가시화…영업益 증가"

지난 26일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김종문 2사단장에게 TV, 탈수기 등의 생활필수품과 위문금을 전달했다. ‘장교 특별채용’도 실시해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2사단 전역장교 3명, 2명이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2사단에서 부대 위문행사를 한 뒤 장세욱 부회장(오른쪽 네 번째)과 김종문 2사단장(오른쪽 다섯 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오너 부재와 실적 부진이란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는 동국제강이 양대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적자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3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사업재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또 컬러강판 신(新)시장 개척을 위해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등 자신감도 회복하고 있다.

이에 지난 19일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 중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경영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내년 하반기까지 총 250억원을 투입해 연산 10만톤 생산능력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로써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기존 65만톤 컬러강판 생산능력을 75만톤으로 확장하면서, 단일 컬러강판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이번 투자로 국내에서만 3만톤 이상의 컬러강판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하고 내부적으로는 종전 저부가가치 도금강판이나 컬러강판 대체를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와 이에 따른 수익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신규 투자는 건축 내외장재 중 고급 후물재 컬러강판 시장 개척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다. 커튼월과 같은 건축자재 시장은 철판이나 알루미늄?등을 선가공·후도장(스프레이)하는 방식이었으나, 동국제강의 신규 생산라인에서 생산되는 컬러강판을 사용하면 시공을 위한 별도의 도장 작업을 생략할 수 있게 된다.

동국제강은 “자체 컬러강판 브랜드인 ‘럭스틸(Luxteel)’의 판매 확대와 더불어 광폭(폭 1600mm), 후물(두께 1.6mm)재 컬러강판 시장까지 시장을 넓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럭스틸은 럭셔리(Luxury)와 스틸(Steel)의 합성어로, 고품격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제품의 결정체라는 게 동국제강의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1년 10월 철강업계 최초로 철강 브랜드인 ‘럭스틸’을 런칭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6.1%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로 국내 컬러강판 시장 1위인 동국제강이 국내 경쟁업체 및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이다.

특히 동국제강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871억원, 영업이익은 7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0.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4.1%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8월 2후판 공장 가동 중단 등 사업재편 효과가 가시화되며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498억원로 적자 전환해 실적부진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상태는 아니다.

동국제강은 철강사업 불황이 지속되자 올해 1월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하고 컬러강판 등 도금판재류 시장으로 시장을 확장한 바 있다. 이어 사옥 매각, 후판 사업 재편 등 고강도 경영쇄신을 꾀하고 있다.
동국제강 직원이 H형강에 부착된 스마트 라벨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이와 함께 동국제강은 형강 제품에 ‘스마트 라벨’을 최근 도입했다. 새롭게 도입된 스마트 라벨은 고객, 거래처들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국내 최초로 형강 제품 라벨에 QR코드를 삽입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의 QR코드 리더기 앱으로 스마트 라벨의QR코드를 인식하면 형강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둔 ‘모바일 형강 미니 홈페이지’로 접속된다.

이 미니 홈페이지에서는 제품소개, 인증서 및 품질보증서 조회, 홍보영상 및 제조공정 시청, 회사소개서 열람이 가능하다. 홍보영상, 회사소개서 등의 콘텐츠를 함께 게시한 것은 형강 판매와 더불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제품 스펙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인성도 대폭 개선했다.

기존 라벨의 경우 흰색과 주황색 두 가지로 구분해 흰색은 SS400 등 일반재를, 주황색은 SM490 등 고장력재를 나타냈다. 내진용 강재의 경우 따로 색 구분이 없었다. 그러나 신규 라벨은 연파랑색, 분홍색, 노란색 세 가지 구분을 둬 각각 연파랑색은 SS400 등 일반재를, 분홍색은 SM490 등 고장력재를, 노란색은 내진용 강재인 SHN490·SHN400을 표시한다.

내진용 강재는 라벨 상단에 ‘내진용H형강’이라고 명기해 누구나 내진용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또한 구형 라벨과는 달리 규격, 강재, 길이를 큰 텍스트로 인쇄함으로써 식별이 용이해졌다.

스마트 라벨은 올해 10월28일 생산된 H형강(340x250)에 처음 부착됐으며, 10월30일에 첫 출하가 이뤄졌다.

동국제강은 향후에도 스마트 라벨과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고객 및 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해외 현지에 지역전문가를 파견해 현지시장에 대한 정보, 수출 진입 가능성, 문화 등을 검토한 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설계 및 시공영업을 통한 신규 고부가 시장에 진입하고 선진국 등 미개척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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