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연속 몰려드는 日자금… 어디서 오는 걸까

지금까지 5.2조 순유입
GPIF 위험자산 포트폴리오 개편 이후 지속 유입

국내증시로 일본계 자금이 17개월 연속 순유입되고 있다. 유입 규모도 5.2조원으로 미국 다음으로 크다.

6월 이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계 자금 유입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은 4조 원을 순매도 했었다. 국적별로는 8월 유럽계 자금이 3.1조 원을 순매도하며 외국인 순매도를 주도했다. 조세피난처가 1.9조 원, 미국계가 5300억 원, 중동계가 1890억 원을 순매도했고, 반면 아시아 국가가 4,40억 원을 순매수했다.

주목할 점은 일본계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6월 일본 공적연금(GPIF)이 위험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을 발표한 이후 17개월 연속 일본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8월 GPIF는 처음으로 원화채권에도 8143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GPIF가 자국 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 채권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유사한 신용등급 국가 중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한국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른 일본의 공적연기금들 역시 GPIF의 행보를 따르고 있어 국내 증시로의 일본계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GPIF(일본 공적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는 목표치에 근접했다. 2014년 7월 GPIF는 국내 채권 비중을 60%에서 35%로 줄이고 해외 채권 비중을 11%에서 15%로, 국내 주식 및 해외 주식비중을 각각 12%에서 25%로 늘리는 획기적인 개편안을 발표했었다.

개편안 발표 이후 현재 각 자산군들은 최종 목표 비중까지는 2~3% 정도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외 주식 비중은 현재 22%로 목표 비중인 25%까지는 3%를 남겨둔 상황이다.

GPIF의 FY15년도의 자산 규모는 지난 3년 평균치인 7% 증가를 가정했을 때 146조 엔으로 예상된다. 痔?해외주식 비중은 현재 22%로 해외주식 타겟 비중인 25%까지는 6.4조 엔의 매수 여력이 있다.

GPIF의 해외주식 투자는 패시브가 88%, 액티브가 12%로 대부분 패시브 전략을 따르며 패시브 전략의 벤치마크 지수는 MSCI ACWI ex Japan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매수 여력은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GPIF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 되고 있지만 다른 대형 기관들은 GPIF의 행보를 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일본우정(우체국) 산하의 유초은행이다. 유초은행은 다른 산하 기관인 일본 우정, 간포생명보험과 함께 11월 4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세 기관의 상장규모는 116억 달러이며 IPO규모로서는 지난 30년 기간 중 최대 규모이다.

유초은행의 운용자산은 현재 207조 엔이며 이 중 해외자산 투자는 46조 엔이다.

GPIF의 행보를 따라 유초은행은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초은행은 2017년 말까지 해외주식 및 채권투자를 30% 증가한 60조 엔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KDB대우증권 노아람 연구원은 "간포생명보험의 총 자산은 87조 엔이다. 간포생명보험은 채권 비중이 78%이고 해외 주식 비중은 아직 1.4%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채권 비중은 점차 줄고 있고 해외주식 비중은 늘어나고 있어 GPIF의 행보를 잇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일본계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증시가 닷새 연속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된데다 정부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 상승한 1만8186.10으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는 0.81% 오른 1475.84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일본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TPP 협상이 5일 7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일본과 미국 등 12개국이 참여한 TPP는 의약품과 자동차는 물론 낙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세를 철폐-인하하는 세계 최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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