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누가 인수할까?

산은캐피탈은 별도 매각 추진
미래에셋·KB금융 유력 인수 후보 거론

대우증권 현황.
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을 묶어 팔기로 최종 결정했다. 산은캐피탈은 예상대로 따로 매각한다.

현재 산은은 대우증권 지분 43%(1억4048만주), 산은자산운용 지분 100%(777만주)를 갖고 있다. 산은캐피탈 보유 지분은 99.92% (6212만주)다.

대우증권이 사실상 마지막 대어(大漁)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에 쏠리는 관심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 KB금융지주 등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 중국 씨티그룹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 대우證+산은자산운용 묶어 판다…산은캐피탈은 따로

산은은 5일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열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을 묶어 팔겠다고 발표했다.

패키지 매각을 위한 주식매각공고는 오는 8일 산은 홈페이지와 나라장터에 개재될 예정이다.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은 금융자회사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의거,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은 각 자회사의 순자산가치, 계속기업가치, 상대가치 등을 고려한 뒤 본입찰 전까지 매각가치를 산정하기로 했다.

산은은 지난달 삼일회계법인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각각 국내외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금융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입찰과 예비실사, 본입찰을 거쳐 내년 초 우선협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 내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예상대로 산은캐피탈은 11월 경 매각공고를 내고 따로 매각한다. 산은은 금융자회사 3곳을 모두 묶어 팔 경우 매각 덩치가 지나치게 커진다는 것을 감안해 별도로 팔기로 했다. 실제 산은캐피탈의 장부가는 5973억원이나 된다. 산은캐피탈이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개별 매각 추진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 ''마지막 대어'' 대우증권 누구 품에…미래에셋? KB금융?

대우증권은 자본금 4조원, 총자산규모 34조원 규모의 업계 2위 증권사다. 어느 쪽이든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도약한다.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인수 후보군간 경쟁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9일 이사회를 갖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1조 2067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동시에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자기자본 7~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난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와 해외투자에, 대우증권은 주식위탁매매, 투자금융(IB)분야가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복인력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다.

KB투자증권을 보유한 KB금융지주도 강력한 인수 후보다. 작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쓴잔을 마셨지만, 오히려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실탄''은 아꼈다는 평이다. 자산, 이익 증가를 비롯해 은행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이와 함께 한국금융지주, 신한금융투자,  중국의 씨틱그룹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산은은 외국계 금융사라도 국내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번 인수전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대우증권이 사실상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최종 매매가에 쏠리는 관심도 크다.

산은의 대우증권 보유주식 1억4048만주(5일 종가 1만 2000원)에다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가정하고 산은자산운용과 묶어판다는 점을 감안하면 2조원 중반에서 매각가가 형성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인수 후보군간 경쟁 및 향후 주가 향배, 시장상황 등에 따라 매각가가 변동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대해) 시장 관심도가 높아 매각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대우증권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 제값에 팔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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