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중앙은행 총재 "기후변화, 경제 위협"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기후변화가 전 세계 금융시스템은 물론 세계경제를 위협할 것이다"라고 밝혀 화제를 낳고 있다.

카니 총재가 최근 한 강연에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자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이를 관심 있게 보도했다.

특히 카니 총재는 앞으로 원유는 기후변화 문제와 연동돼 ''무일푼의 자산''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까지 경고하기도 했다.

카니 총재는 지난달 29일 런던에서 있은 로이드 보험사 주최 강연에서 굴지의 보험회사들은 이제 기후 변화와 환경 재앙으로 촉발된 리스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된 보험회사들의 손실 규모가 1980년에는 100억 달러(11조7700억원)에 그쳤지만, 이제는 매년 500억 달러(58조8500억원)로 크게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카니 총재는 보험회사들이 감당해야 할 기후변화 관련 사건·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3배나 많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니 총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고자 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면 결국에는 원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는 더이상의 가치가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카니 총재가 이끄는 영란은행은 기후변화 문제와 연동돼 장차 관련해 에너지 기업들의 가치가 소멸되는 ''탄소 버블'' 사태에 대비한 리스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영란은행과 카니 총재의 기후변화 관련 연구와 발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나이젤 로슨 전 영국 재무장관은 "영란은행이 본연의 임무인 금융 분야의 현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기후변화와 같은 시류에 편승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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