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악재 겹친 한국 경제… 걱정되는 9월

중국 경기침체 악재에 남북경협 가능성 호재 겹쳐
외국인들의 판단에 따라 금융시장 등락 결정될듯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가 맞물려 한국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통화완화 조치를 단행했으나 경제지표의 개선 전까지는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위태롭다.

하지만 지난주 남북 양측이 ''8·25합의''를 통해 군사적 대치 상황을 해소하고 당국 회담 개최 등에 합의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중국발 경제위기 오나…韓 경제 타격

중국발 리스크 요인은 9월 기업경기전망도 어둡게 했다. 30일 발표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기준선 100에 못 미치는 95.1로 집계됐다. 지난 7월(84.3)과 8월(89.6)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경제, 트리플 딥(triple-dip)에 빠지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제의 금융 및 실물 불안이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에는 미국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위기의 세 번의 충격으로 ''트리플 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의존도가 2001년 이후 급증해 현재 총수출의 30.1%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약 20.3% 수준으로 한국만큼 의존도가 높진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대 아시아 수출의존도는 약 26.4%로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우리의 수출 범위는 56.5%(대중국 수출 비중 30.1% +대 아시아 수출비중 26.4%)에 달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중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성장률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한다"며 "중국 위기가 한국 경제의 ''빙하기''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선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북 경협, 9월 호재되나

남북 관계의 극적인 해소로 개성공단 활성화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점은 그나마 한국 경제가 숨통을 트일 가능성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호재를 맞이했다. 현대아산의 지분 67.5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현대상선은 24일 651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8일 827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일주일 새 주가는 27%나 상승한 셈이다.

좋은사람들(7.34%) 로만손(11.31%) 신원(8.44%) 등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일주일 새 주가가 모두 급상승했다.

경제단체 역시 남북 교류 활성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상협 전경련 상무는 "당장 남북간 경협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경제단체 상주사무소 교환 설치를 포함한 경협 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 해결을 계기로 5·24조치가 해제되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의 걸림돌인 5·24조치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이 결국 한국에 명분을 줘야겠지만 설사 해제가 되지 않아도 민간 차원의 경제교류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움직임이 이같은 호재와 악재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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