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시대 금융전략④]'일석이조' 강달러 수혜펀드

펀드수익에 환차익까지 얻는 '해외주식형펀드' 추천
환율 변화 무관한 선진시장 투자펀드도 주목

최근 원·달러 환율이 3개월 새 100원가량 상승하면서 달러 자산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우리 정부 역시 해외투자 활성화에 적극적이어서 달러 자산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펀드 수익률은 물론 환차익도 누릴 수 있는 해외펀드에 투자하길 조언한다. 또한 이보다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는 환율 변화와 큰 관련이 없는 선진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펀드수익에 환차익까지 얻는 펀드는?  

우선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중 환노출형 펀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 공모형 해외펀드의 90%가량이 환헤지(선물환 계약을 통해 증권 매수·매도 시점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는 것)를 하고 있는데, 강달러 상승을 전제하면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수혜를 볼 수 있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환노출형)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이 16.03%, 2010년 3월 설정 후 수익률은 65.10%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는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업종 대표주로 시가총액 50억달러 이상의 우량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리스크 회피를 위해 종목별 투자한도를 매입 가격 기준 5% 이하로 제한하고, 시세 변동에 따른 최대 편입 비중도 종목당 10%로 제한하고 있다. 펀드의 운용은 뉴욕현지법인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통한 정량적, 정성적 분석을 기반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또 다른 환노출형 미국 펀드로 삼성 미국 다이나믹 자산배분이 있다. 이 펀드는 미국채권과 주식 편입 비중을 시황에 따라 조정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주식 투자의 리스크는 줄이면서 채권 투자보다 높은 이익을 안정적으로 달성하는 게 목표다.

삼성자산운용의 여정환 상품마케팅담당 상무는 "미국 주식시장이 선진국 프리미엄 확대와 하반기 기업 실적 개선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달러 강세가 예상돼 미국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외화로 직접 투자하는 미국채권 펀드도 추천된다. 지난 3월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미국채권증권투자신탁은 국내 최초로 외화로 직접 투자하는 펀드다. 달러 강세 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차익으로 추가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며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누릴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는 미국 국채 이외에 회사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입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미국 달러 보유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달러화 강세 예상하고 해외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말고 환노출 형으로 하는 게 환차익을 누리는 방법"이라며 "달러화 강세로 지속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펀드를 설정할 때 원이 아닌 달러로 설정해 거래하는 것도 추후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처럼 해외에 투자한 주식형 펀드는 현재 매매와 평가차익, 환차익 등 모든 이익에 대해 15.4%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해외펀드에 대해 과세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적용되려면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외주식형펀드에 관심 있는 투자자는 향후 시장 전망뿐 아니라 세금 등도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

◆美 기준금리 인상 등 변동성 우려되면… 선진시장 투자 펀드 ''주목''

환율 변화와 큰 상관 없이 상승하는 선진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강달러 시대에 고려할 만한 투자 방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신흥 시장 관련 투자는 자제하되 환율 변화와 큰 상관 없이 상승하는 유럽 또는 일본 등 선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외환보유고 등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환차손에 대한 걱정이 적은 편인 한국 주식시장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일본의 가치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용의 ''한국투자 노무라일본밸류 증권펀드(주식-재간접)'',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선진국 대형주식이 투자 대상인 SK증권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 펀드'', 유로존 주요국에 대한 분산투자를 하는 한국투자증권의 ''KB스타유로인덱스펀드'' 등이 있다.

또한 외환보유고 등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환차손에 대한 걱정이 적은 편인 한국 주식시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외환보유고가 넉넉하지 않은 국가일수록 달러 강세(자국통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로 자국통화가치가 불안해져 환차손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달러 강세는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은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혜를 받아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해당 시장에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하는 방법이 유용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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