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시대 금융전략③] 美 국고채에 투자하라

韓 국고채와 금리차 적어…향후 역전될 수도

미국의 경기회복 전망을 바탕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면서 달러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 역시 6월 이후 원화채권 매도와 함께 원화약세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이 초저금리 시대를 열면서 신흥국으로 움직였던 자금이 미국의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다시 미국으로 환류될 거란 전망이다.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8원 오른 1167.9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 29일 1068.54원까지 떨어진 후 3달새 99.36원이나 올랐다. 

달러가 강해지고 있는 반면 미국채 수익률과 한국 국고채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다. 지난 거래일 기준으로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2.269%로 한국 국고채 10년물(2.336%)와 6.7bp만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연준이 정책금리를 올릴 경우 자칫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韓 국고채 시장에는 악재…외인 자금유출 속도 빨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은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국면에서는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매력도가 떨어진다. 채권은 금리가 올라가면 가격이 떨어진다.

7월 들어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세가 빨라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105조5000억원 가량이던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102조8000억원 가량으로 2조7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서대일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가격 하락 위험보다 환율 급변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률보다 환율의 변동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채권 매도가 나타나거나 헤지수요로 역외의 달러 매수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고채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미 국채에 투자할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윤여삼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되면 미 달러 자산의 가치가 높아진다. 한국도 외국인 투자비율이 다른 이머징 국가에 비해서 높진 않지만 미국 외 지역은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장기물은 듀레이션이 길어 환차익이 발생해도 위험할 수 있어 단기물을 사는게 환율 감안했을 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고채 30년 금리가 2.75% 정도인 반면 미국채 30년 금리는 3.10%가량이기 때문에 만기보유가 아니더라도 차익거래를 이용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평했다.

문 연구원은 "단기 투자자 입장이라면 원화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원화를 조달해 FX스왑시장에서 환헤지와 동시에 환전, 미국채 30년을 매수할 경우 1년간 기대수익은 340bp이다"라고 밝혔다.

◆“미 금리 인상시 회사채 매력도 떨어져"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 매력도 떨어져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국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회사채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AA-(무보증3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1.945%까지 낮아졌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일부 경기 민감 업종 기업은 최근의 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다"며 회사채 투자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에는 거의 없지만 변동금리 채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미국의 시니어론(투자등급 BBB-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에 연계된 펀드도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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