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그리스… 국민투표가 명운을 가른다

그리스의 운명을 바꿀 국민투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공식 웹사이트가 개설됐고 야당 대표와 전 총리 등은 찬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한편, 국민투표가 끝난 이후 유럽중앙은행(ECB)는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민투표의 결과가 그리스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채권단 제안’ 찬반 국민투표 앞두고 치열한 공방

그리스 정부는 2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를 제안한 배경과 채권단의 제안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 등을 소개한 공식 웹사이트를 개설했으며 야당 대표와 전 총리 등은 찬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공식 웹사이트 ''국민투표 2015년 7월 5일''에는 국민투표 안건인 채권단의 협상안 문서 3건이 공개됐다. 영어로 작성한 협상안 원문은 파일로 게재했으며 그리스어판에는 전문을 번역해서 제공했다. 공개된 문건의 제목은 ''현행 프로그램 완수를 위한 개혁안''과 ''5차 실사 완수와 연계한 지원안과 그리스 재정 수요'', ''그리스 부채 지속가능성 분석''이다.

채권단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의 대가로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치프라스 총리는 "이 제안을 수용하면 그리스 국민에 부담을 추가로 지우고 경제를 악화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대를 주장했다.

웹사이트에는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대표가 찬성을 촉구하는 성명도 게재했다. 신민당 전 당수인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전 총리는 이날 TV 인터뷰에서 찬성에 투표해 그리스가 유럽에 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총리를 지낸 그는 반대로 결정되면 유로존을 떠나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투표 찬성과 반대를 호소하는 TV 광고도 이날부터 각 방송사에서 본격적으로 방영됐으며 찬성 광고가 나온 시간이 더 많았다.

◆ ECB ''그리스 국민투표 후'' 긴급유동성지원 문제 검토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구제금융 협상안 찬반 국민투표 다음날 유럽중앙은행(ECB)는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유지 여부와 한도 조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ECB은 오는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ELA 유지 여부와 한도 조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이 현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2일 전했다. ECB가 현재 그리스에 적용하는 ELA 한도는 총 890억 유로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제금융과 별개인 ELA는 지불 능력은 있지만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판단되는 시중 은행에 대해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금융 프로그램으로, 그리스는 ECB의 ELA 한도 증액에 의지하며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ECB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일단 결렬되자 한도 상향 조치를 멈추고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잇따라 한도를 동결한 바 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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