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 춤추는 기업…매출 줄고 이익률 올라

2일 한국은행 '1분기 기업경영분석' 발표
매출은 떨어졌으나 유가 덕에 수익성은 더 개선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개선

지난 1분기 법인기업의 매출액은 급감했으나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지난 1분기 배럴당 104.7달러에서 올해 1분기 51.2달러로 50.2% 급감한 영향이 컸다. 유가 변동이 커지면서 생산자물가가 3.6%, 수출물가 7.8% 낮아졌지만 수입물가는 18.1% 하락하는 등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수익성은 더 좋아졌다.

자료제공=한국은행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 1분기중 조사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동기(1.6%)에 비해서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화학(-20.7%), 금속제품(-7.1%), 기계·전자전자(-4%)를 중심으로 작년 1분기에 0.6% 성장을 기록한 뒤 올해는 5.7% 감소로 돌아섰다. 비제조업은 작년에 3.3% 늘었지만 올해는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1.7%→-5.5%)은 중소기업(1.5%→-0.6%)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총자산증가율 역시 작년 같은 기간(1.9%)보다 0.8% 감소한 1.1%였다. 제조업의 경우 2.5%에서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증가세가 둔화됐다. 비제조업은 1.0%에서 1.2%로 소폭 늘었다. 대기업(1.7%→0.6%)의 경우 총자산증가율이 줄었지만 중소기업(3.1%→3.4%)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국은행
반면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 및 이자보상비율 등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4.6%→5.1%), 매출액세전순이익률(5.2%→5.7%), 이자보상비율(384.9%→428.1%)로 확대됐다.

각각 분리해서 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4.7%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5.1%로 확대됐다. 석유화학(3%→5.4%), 금속제품(4.1%→4.5%)가 늘어서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2% 증가한 5.5%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2.6%→4.1%)과 서비스업(4.2%→5%) 영향으로 0.6% 증가한 4.4%였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교역조건이 좋아졌다"며 "대기업의 경우 매출액도 많이 떨어졌지만 원자재 영향을 많이 받아 원가 자체가 낮아진 측면이 있어 수익성 자체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요인을 거의 받지 않고 국제 교역 수요의 감소와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을 그대로 직면한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매출액영업이익률이 8.8%에서 7.1%로 낮아졌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9.1%에서 7.7%로 증가폭을 줄였다.

기업의 매출액 중 순이익률 비중을 나타내는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1%에서 5.4%로 확대됐다. 제조업은 전년동기와 동일하게 6.2% 증가했지만 비제조업은 3.4%에서 4.3%로 증가폭을 늘렸다. 이자보상비율 역시 357.3%에서 385.7%로 커졌다.

안정성은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105.6%로 전분기말과 같은 수준이었고 차입금 의존도는 27.4%에서 27.3%로 소폭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제조업(82.1%→82.2%)이 운송장비,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상승한데 비해 비제조업(150.3%→149.9%)이 전기가스 등을 중심으로 하락하였으며, 차입금의존도는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부채비율 역시 대기업(98.0%→97.7%)이 전분기말보다 하락했지만 중소기업(153.6%→154.3%)은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대기업이 전기말(25.7%)과 같은 수준이나 중소기업(35.7%→35.2%)은 떨어졌다.

한편, 한은은 이번 분기부터 기업 조사대상집단을 외부감사대상법인으로 확대해 총 모집단 1만6281개 업체중 3065개의 기업을 조사 분석했다. 지난 분기까지 전체 기업의 46% 정도가 조사에 반영됐지만 이번 1분기에는 68% 가량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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