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직격탄 조선사, 해운동맹 경쟁에 웃는다

글로벌 해운동맹 간의 선대 확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쏟아질 전망이다. 최근 유가폭락으로 해양플랜트 신규 발주가 줄어든 국내 조선사들엔 단비 같은 소식이다.

23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선사들이 30여척에 달하는 1만8000∼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척당 선가를 약 1억6000만달러로 계산하면 50억달러 규모의 선박 발주가 예고된 셈이다.

특히 1만8000TEU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사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 지난 4년간 1만8000TEU 이상 컨테이너선은 오직 국내 조선소만 수주해왔다.

이런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2011년 20척, 2013년 16척, 2014년 7척이 발주됐는데 현대중공업(8척), 대우조선해양(29척), 삼성중공업(3척), 현대삼호중공업(3척)이 싹쓸이했다. 2012년엔 발주가 없었다.

중국과 일본 조선소가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대부분 1만4000TEU급이 최대였고 중국 장난창싱(江南長興) 중공업만이 지난해 8월 1만7859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자국선사인 CSSC에서 수주한 적이 있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이 최근 비용 절감과 시장영향력 제고를 위해 합종연횡을 활발히 진행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P3(머스크, MSC, CMA-CGM) 동맹이 지난 7월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뒤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스위스의 MSC가 내년초 M2(시장점유율 29.7%)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맞서 현대상선이 홍콩 OOCL, 일본 MOL 및 NYK, 독일 하팍로이드, 싱가포르 APL과 함께 G6(점유율 18.6%) 동맹체를, 한진해운이 대만 에버그린, 중국 COSCO, 일본 K-라인, 대만 양밍과 손잡고 CKYHE(점유율 17.5%) 동맹체를 각각 구축하고 있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CGM도 아랍에미리트의 UASC와 중국 CSCL을 끌어들여 오션3(점유율 14.6%) 동맹체를 운영 중이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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