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험로'

해외펀드 부각-공모주 열기 지속

국내 증시가 올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에도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다.

증시를 좌우할 국내외 대형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다 가라앉은 투심이 쉽사리 되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유가 하락과 엔화 약세,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악재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 세계 금융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칠 메가톤급 재료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다. 국내 주식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단을 2250선 이상으로 잡고 박스권 탈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나 반면에 코스피가 17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를 비롯한 주식시장 주변 환경이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 중국 등 해외 펀드 부각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보다는 중국 등 해외 펀드가 부각되고, 국내에서는 배당 테마가 인기를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금융상품 전문가들은 내년 펀드 시장에서 국내보다 해외 펀드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가 지난 수년간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이므로 해외에 더 좋은 투자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중국은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거래 허용)  등 금융시장 개방과 내수 성장 등으로 인해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하반기 핵심 테마로 떠오른 배당주 펀드가 정부의 중장기적 정책 지원 등에 힘입어 인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 공모주 열기 지속될 것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모주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년에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사가 30여개로 집계됐다. 상장 대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은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 저가 항공사가 동시에 상장 채비에 나섰다.

애경그룹은 이르면 내년 3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제주항공 상장 심사를 청구해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46%의 지분을 가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관계사로, 내년에 코스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선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유망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업 등 기술 성장기업의 상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상장사다리 체계''도 정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절실

올해 금융감독당국은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증시를 살리고자 많은 대책을 쏟아냈다. 

상장 활성화, 자본시장 규제 완화 등에 이어 지난달에는 주식시장 발전방안까지 나왔지만 기력을 잃어버린 증시의 처방전으로는 부족했다.

올해 코스피는 대책이 나올 때마다 힘을 받는가 했지만 장기 상승세를 타지는 못했다.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올해 증시도 박스권에 갇힌 한 해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지난 11월 주식 활성화 방안을 나왔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당시 금융당국이 증권거래세 인하도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제 혜택에의 기대감이 컸다. 

결국 거래세 인하가 세수 감소를 우려한 재정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기대감은 바로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특히 우정사업본부의 증권 거래세 비과세가 방안에서 빠진 것을 놓고 업계의 실망이 컸다. 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2012년까지 면제받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이 바뀌면서 지난해부터 과세 대상에 올랐다.

거래세 인하가 방안에서 빠졌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증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세제 혜택을 꼽는다. 

개인투자자 이탈 등으로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려면 세제 혜택을 통한 거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특히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소득세를 물리는 법안이 최근 통과됨에 따라 주식에는 거래세, 파생상품엔 양도세가 부과되는 이원적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과세체계를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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