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코앞…지나친 낙관론 경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마지막 최대어로 꼽히는 제일모직 신규 상장을 하루 앞두고 증시 전문가 대부분은 제일모직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제일모직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이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상장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모두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9만5400원이다.

목표주가가 가장 높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으로 12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는 제일모직 공모가(5만3000원)의 약 2.36배 수준이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10만7000원), HMC투자증권(10만원), 메리츠종금증권(10만원), 하이투자증권(10만원) 등이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9만1000원), LIG투자증권(7만원), KTB투자증권(7만원)은 10만원 미만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은 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맞물려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만큼 제일모직이 향후 그룹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경우 순이익이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지주사로 전환해 삼성전자의 배당금과 계열사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면 당기순이익은 현재 1천898억원의 10.3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가령 동부증권은 "제일모직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려면 상당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낙관적 시각을 경계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에 근거해 얼마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지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와 SK C&C가 제일모직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지만 이들 회사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제일모직보다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해 제일모직의 적정한 주가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 평가도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용인지역 부동산은 크게 幣煥맛滑熾?시설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원형보전지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고, 실제로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시설부지는 50만평 내외"라며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분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제일모직 사업부 영업가치의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현재 사업부를 바라볼 때 수익성과 성장성에 후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15%를 웃돌던 건물관리 사업은 매각됐고, 레저 사업부는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성이 낮으며, 패션사업부는 오는 2016년 해외시장 진입 문제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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