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규제' 두 마리 토끼 쫓는 금융당국

신제윤, "'창조금융' 확산·리스크관리 강화 등 추진할 것"
금발심, 2015년 금융정책 논의…금융위 업무 반영

금발심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금융당국이 ''성장''과 ''규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쫓는 모습이다.

금융혁신으로 신정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일궈내겠다"면서도 ''소비자보호''와 ''리스크관리'' 관련 규제는 오히려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5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위원장 박대근) 전체회의에서 "내년에 창조금융 확산, 전산(IT)과 금융의 융복합, ''따뜻한 금융'' 확대,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우선 올해 금융정책에 대해 "규제 개혁, 기술금융 확대, 현장 중심의 금융관행 개선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어 내년도 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2차 금융규제 개혁''을 통해 시장친화적인 규제 정비와 금융구조 개혁을 추진,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험자본 육성은 창조금융 실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사모펀드 분야 시장자율성 확대 등 역동적 생태계 조성에 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조금융 원스톱 지원기능도 더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또한 ''IT와 금융의 융복합''도 언급했다. 그는 "지급결제,  송금서비스, 투자 중개 등 IT와 금융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전향적으로 금융 규율을 재편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 위원장은 ''규제 완화를 통한 성장''만이 아니라 거꾸로 ''규제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소비자와 취약계층 보호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더불어 가계부채와 글로벌 변동성 등 잠재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반적으로는 ''규제 완화'' 방향을 잡더라도 특정한 분야, 즉 ''소비자보호''나 ''리스크관리''에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성장''과 ''규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는 태도 때문에 "당국이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위의 입장에 잘못된 것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금융정책은 따로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한쪽을 풀어도 반대쪽을 조이면 별무소용인 케이스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규제 완화든 강화든 방향 설정을 정확히 하는 게 더 이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금발심 회의에는 민간위원 29명과 당연직 위원 10명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은 각 업권별로 올해의 정책에 관해 논의하고, 내년도 금융정책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다.

신 위원장은 "오늘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2015년도 금융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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