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에서 인수부담이 가장 큰 곳은 '한화케미칼'

한화그룹의 이번 인수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계열사는 한화케미컬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자체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2조원 대의 인수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올해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한화의 현금 창출능력은 각각 2000억원으로 전체 현금 창출능력은 6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 3000억원을 합쳐 9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화는 인수와 관련해서 뼈아픈 선례가 있다. 지난 2008년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지만 계약금 납부 이후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수를 포기해야했다. 이번 인수합병 규모는 2조원 상당,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비하면 작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수 성공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인수 이후 부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인수작업에 대해 “문제될 것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있는 부담설에 대해 "회사 내부적인 사정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고 회사도 명명백백하게 정보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일종의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금조달이 한화그룹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큰 금액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밝힌 자금조달책과 더불어 대한생명을 비롯한 한화그룹 자회사들의 배당을 이용하면 인수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한화의 이번 인수가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자금조달 문제에 있어 한화와 한화케미컬은 차입금 관련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에너지는 실적이 좋아 큰 무리가 없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한화가  에비타(EBITDA: 세전·이자지급전이익)를 전부 다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3년에 걸쳐 인수를 끝낸다고 보면 에비타에서 4000억원 정도가 동원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4000억원 가량은 차입이 불가피한데 이자비용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컬에 대해서는 현재 순차입금이 4조3000억인데 인수에 5000억을 사용하게 되면 총 차입금은 4조8000억으로 영업이익 대비 과도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드림파마’와 한화 L&C 건재사업부 매각으로 등으로 보유현금을 전부 활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는 회사 운용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화에너지는 영업이익이 연간 1800억원이 나올 정도로 실적이 양호하고 기존 차입금의 규모도 4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아 무리 없이 인수대금 5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였던 한화케미칼이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게 되면 부담이 늘어난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의 3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차입금은 4조1천500억원, 부채비율은 164%"라며 "한화케미칼의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재무구조 개선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종합화학을 품에 안은 한화케미칼이 실제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박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인수회사 지분 확보가 내년 6월경으로 완료되면 인수회사들의 실적이 한화로 연결돼 한화가 이익을 보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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