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직원에서 '조기합병 동의서' 강요?

노조 설문조사서 78.9%가 "내 뜻과 무관" 답변

외환은행이 지난주 직원들에게 "조기합병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징구한 가운데 동의서를 작성한 직원들 대부분이 "강요당한 것"이라고 밝혀 파란이 예상된다.

25일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3일 휴직자, 행외연수파견자, 해외근무자 등을 제외한 조합원 50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의서를 낸 응답자 중 78.9%가 "내 의사와 관계없이 작성됐다"고 답했다.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포함할 경우 응답자의 80.8%가 조기합병에 반대한다는 뜻이 된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 경영진은 지난 주 부서장과 지점장에 이어 일반직원들에게 ''조기합병 동의서''를 걷었으며, 이를 조만간 금융당국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동의서를 낸 직원들 대다수가 사실상 ''강요''에 의한  것임을 나타내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외환은행이 징구한 동의서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과 한국노총 등에서는 비난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달의 설문조사에 이어 외환은행 직원들의 진정한 민의(民意)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사측은 조기합병 동의서 징구와 댓글 지시 등 내부여론 조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측의 계속된 여론조작 및 직원탄압에 대해 관계당국 진정 등 강력한 대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모바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베스트사이트''에서 모바일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4.6%(2744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1.87%포인트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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