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엔화대출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졌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말 국내 은행의 거주자 외화대출은 253억5000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1억8000만달러(0.7%) 늘어났다.
이 가운데 달러화 대출은 무역결제자금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19억3000만 달러 늘어난 192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에 엔화대출은 무려 17억9000만달러(-17.9%)가 줄어 58억2000만달러였다. 2012년 말 엔화대출액(130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년9개월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만든 2003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대출 평균 금리는 달러화 2.68%, 엔화 2.97%로 작년 말보다 0.2%포인트, 0.2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외화 대출 차주의 환차익은 2000억원이었다. 특히 2분기 이후 원·엔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엔화 대출 차주의 환차손 규모는 작년말 20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10분의 1 수준이다.
은행 건전성을 보여주는 외화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 외화대출비율은 0.47%, 1.62%로 0.04%포인트, 0.2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금감원은 부실여신 정리노력 등으로 고정이하 외화대출비율이 전년말 대비 크게 하락해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만,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향후 차주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연간 외화부실자산 정리계획에 따른 각 은행의 이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미흡한 은행에 대해서는 개별 지도할 예정이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