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 '밥솥-정수기-전기레인지' 삼총사 성장 지속

고급 밥솥 브랜드 이미지 굳혀…사업 다각화 박차

기술력과 브랜드가치를 가진''명품 밥솥기업''쿠쿠전자는 중국호재와 사업다각화 성공을 통해 앞으로도 순풍을 탈 전망이다.

쿠쿠전자는 연간 6000억원, 300만대 규모의 국내 밥솥시장의 70%를 장악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와 소비한류 트렌드에 힘입어 대(對)중국 매출액(올해 700억원)도 연간 50%넘게 증가했다.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은 쿠쿠전자에게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FTA로 전기밥솥은 10년 이내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에 비해 기술적·브랜드가치 프리미엄이 있는 쿠쿠전자의 중국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밥솥시장이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벌써 2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 오는 2018년에는 4조원대 시장으로, 2023년에는 6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쿠전자의 매출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고 특히, 고수익의 `IH제품군`의 판매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좌). 한국은 일본과 함께 중국 전기밥솥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우). 자료=유진투자증권

현재 중국의 밥솥시장에서 쿠쿠전자의 제품은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 연구원은 "전기밥솥분야는 생각보다 기술력 장벽이 견고하고 검증된 브랜드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기에 이미 고급이미지를 구축한 쿠쿠전자는 중국 밥솥시장 성장의 수혜를 볼 것"이라 말했다.

중국 톈진(天津)에서 유학중인 여대생 류모(25)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쿠쿠전자를 비롯한 한국 전기밥솥이 나 연구원의 말처럼 중국인들 사이에서 정말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의 이유에 대해 "중국브랜드의 전기밥솥은 대부분 ''압력''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압력의 차이가 밥을 지었을 경우 미묘한 밥맛의 차이를 만드는데 이 부분에서 한국 전기밥솥은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 경험도 이야기 했는데 "중국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으면 쌀알이 불어터지는 현상이 잦은데 한국 전기밥솥은 밥물이 쌀알에 잘 배어들어 쌀알의 형태와 점도를 유지하며 밥이 중국 것보다 훨씬 잘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뿐만 아니라 각종 잡곡밥에 특화된 기능과 예약기능 등의 특수기능, 중국어 음성지원 같은 특수기능에서도 한국 것이 중국 것을 확실히 앞서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브랜드 가치가 있어 자동차는 독일이 명품이지만 중국에서 전기밥솥은 이미 한국브랜드가 명품으로 통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기밥솥에서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한 쿠쿠전자는 사업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쿠쿠전자의 매출비중 가운데 20%는 정수기 렌탈사업의 실적이다. 2009년 렌탈사업에 뛰어든 쿠쿠전자는 올해 현재 업계 1위인 코웨이에 이어 2위 자리를 두고 ''전통의 강호'' 청호나이스, 동양매직과 각축을 벌일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외형성장기라 아직 마진이 크지 않지만 재작년인 2013년부터는 2년 연속 흑자가 나오고 있다며 렌탈시장의 규모는 연간 1조3000억원이 넘고 제조업보다 현금흐름이 안정적 산업이기 때문에 사업다각화 대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는 밥솥과 정수기 이외에도 전기레인지를 3대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최근 실내 유해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안전성을 입증받은 전기레인지의 보급 확대는 쿠쿠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의 주력인 전기밥솥(좌). 정수기(중)와 전기레인지(우)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회사가 육성하고 있는 제품이다. 사진=쿠쿠전자

한편, 김 연구원은 쿠쿠전자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 가능성과 중국 업체의 도전, 두 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리스크가 실체적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시장의 규모가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이끌어낼 수준은 아니고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아직 낮아 경쟁이 벌어지더라도 쿠쿠전자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고급형 ''IH''제품군이 아닌 저가형 전기밥솥에서 전선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연구원은 쿠쿠전자의 국내 밥솥시장 점유율과 판매채널이 안정적이고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브랜드가치와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또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수기 렌탈과 전기레인지 사업도 궤도에 오르고 있는 점이 쿠쿠전자의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그는 쿠쿠전자의 목표주가를 지난 10월 말 제시한 27만원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쿠쿠전자의 고급형 밥솥의 판매증가와 렌탈고객의 증가, 중국지향 매출의 증가로 매출과 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국내에서 창출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목표주가 30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쿠쿠전자는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가기준, 전 거래일 대비 3.98%(7500원)오른 19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6일 상장했고 시가총액은 1조9214억이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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