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태양광'에 올인…글로벌 시장 선도

한화그룹은 미래 먹을거리로 `태양광`을 선택했다.
한화그룹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선도한다는 미래전략에 따라 계열사 주력사업을 태양광 위주로 재편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국내외 주요 설비에 대한 신·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체계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뒤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은 이미 중국시장 태양광 실무책임자로 전면배치된 상태다.

◆ 태양광이 미래 먹거리… 제2도약기 노리고 시장 선점

한화그룹은 수많은 그룹 내 계열사를 크게 태양광,첨단소재, 석유-화학, 금융, 방위산업, 서비스-레져사업으로 재편성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태양광이다.
한화는 30일 국내와 말레이시아, 중국 등 해외 거점에 태양광 관련 설비를 대규모로 신설 및 증설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한동안 저조했던 태양광 업황이 중국과 일본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저명한 시장조사기관 NPD솔라버즈가 예상한 태양광모듈의 수요그래프. 향후 태양광은 중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수요가 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NPD솔라버즈
태양광발전은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은 이래 에너지 대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태양광발전은 효율이 낮은데다 발전단가가 높고 시장경쟁으로 인한 태양광모듈의 가격폭락으로 채산성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한화그룹을 비롯한 세계적인 태양광발전 기업들의 노력과 여러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도입 의지에 따른 투자로 업황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NPD솔라버즈는 올 4분기 전 세계 태양광발전 설비 도입은 19.5GW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5개의 발전량과 맞먹고 2010년 총 태양광발전 도입량과 비슷한 규모다. 마이클 베이커 NPD솔라버즈 연구원은 "전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의 수요가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4분기 7GW를 도입하는 중국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수출입은행는 올 4월 세계 태양광산업이 긴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 제 2의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14년 이후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발전원가가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가 가까워졌다"며 향후 태양광산업은 매우 유망한 사업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2030년경에는 1750GW의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태양광발전에 쓰이는 폴리실리콘과 모듈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며 이는 업황 개선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하반기 태양광설치를 주도하며 업황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며 NPD솔라버즈와 비슷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화그룹도 올 한해 전세계 태양광 시장의 수요 전망치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국의 수요증가로 인해 총 45GW에서 50GW까지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져 15%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태양광에 대한 애착과 열정…인사배치에서도 나타나

한화큐셀은 고품질의 태양광발전용 제품으로 독일, 미국 등 선진국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에 대한 애착과 열정은 인사배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은 태양광업황이 극도로 부진하던 지난 2010년 1월 한화그룹 입사 이후 줄곧 태양광사업부문만을 담당해왔다.

김 실장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거쳐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았다. 한화큐셀은 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고객을 상대로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데 김 실장이 오고 난 후 실적이 크게 증대돼 2분기는 매출 3000억을 넘겼다. 경영능력을 실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김동관 실장은 다시 자리를 옮겨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에 임명돼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한화솔라원은 한화큐셀과는 달리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과 중저가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재 다시 공격적으로 태양광발전용 모듈과 웨이퍼 잉곳의 수요를 늘리고 있는 중국은 4분기 7GW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시장을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영업실장이 이끌고 있다는 것. 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장남이 태양광사업부문의 두 회사만 경력을 쌓고 있다는 점은 한화그룹에서 차지하는 태양광사업의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2008년 이후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주도로 태양광발전 산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정했고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도 태양광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한화 태양광사업 부문 근무의 의미를 어떻게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김 실장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직급이 회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하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한화그룹이 미래 먹을거리로 삼은 태양광에 대해서는 전망이 밝다고 단언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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