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만 쫓는 외환은행…가계대출 '외면'

타행 대비 0.05~0.07%p 높은 금리 유지
소호대출·핵심저금리성예금 확대 노력

외환은행이 이익을 중요시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계대출은 외면하는 분위기다.

대신 수익성이 좋은 소호대출과 원가절감을 위한 핵심저금리성예금 확대에 주력할 뜻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은 수익성이 낮아서 적극적으로 영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택담보대출에서 외환은행의 신규 대출금리는 타행보다 0.05~0.07%포인트 가량 높다"며 "그래도 타행 수준으로 금리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3분기 외환은행 예수금 및 대출금
외환은행의 올해 3분기말 가계대출잔액은 20조9200억원으로 전기(21조1110억원)보다 0.9% 줄었다. 전년말(21조9200억원) 대비로는 4.6%나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13조7360억원)은 전기 대비 0.1%, 전년말 대비 3.2%씩 줄었다.

그럼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함에 따라 앞으로 외환은행의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축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외환은행의 3분기말 소호대출 잔액은 4조9920억원으로 전기의 4조4720억원보다 11.6% 늘었다. 전년말(3조5710억원) 대비로는 39.8%나 급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 7일자로 소호대출 잔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며 "향후에도 각 영업점에 소호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을 장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소호대출은 태반이 담보대출이라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동시에 대기업대출보다 수익성이 좋아 각광을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또 원가절감을 위해 핵심저금리성예금 유치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3분기말 핵심저금리성예금 잔액은 12조5920억원으로 전기 대비 3.9%, 전년말 대비 8.5%씩 증가했다. 원화예수금 잔액 증가율(전기 대비 0.3%, 전년말 대비 4.8%)보다 확연히 높아 핵심저금리성예금 비중이 점점 상쪄構?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핵심저금리성예금 유치는 은행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면서 "3분기에는 현대상선 매각대금, 해외투자자금 등을 유치하면서 핵심저금리성 예금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외환은행의 급여이체 고객은 약 43만명"이라며 "앞으로 핵심저금리성예금 기반 고객 증대를 위해 급여이체 고객은 물론 아파트관리비이체 고객 유치에도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익성 증대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악재가 겹치면서 외환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15억원에 그쳤다. 전기(2489억원)보다 47.2%나 급감한 수치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200억원에 가까운 외화환산손실을 입었으며, 2분기에 발생했던 외화환산이익은 사라졌다. 또 넥솔론 182억원, 모뉴엘 240억원 등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이익 구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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