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임박①]中증시, 신흥시장 '블랙홀' 되나

中, 글로벌 유망 투자처 '급부상'…자금 유입 지속
사실상 상하이A시장 전부 개방…국내 증권사 '들썩'

후강퉁은 상하이(호·삼수변에 扈)와 홍콩(강·港) 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외국인들도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홍콩·상하이 증시 간 교차 매매)이 본격 시행된다. 후강퉁 시행이 오는 27일로 예상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이 중국 증시에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후강퉁이 해외자금의 상하이A 시장 유입을 확대하고 중국 증시의 오랜 강세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 A주가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해외 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내년 상하이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만큼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중국 증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임에 틀림없다.

우려되는 점은 해외 기관 투자가들의 중국 본토 주식 편입 확대는 당장 한국 증시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A주가 모두 신흥국 벤치마크에 편입될 경우 신흥국 내 중국 비중은 현재 18.9%에서 27.7%까지 높아지게 되는 반면 한국 비중은 15.9%에서 14.2%로 낮아져 중국 A주 편입에 따른 가장 큰 피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향후 1년 동안 약 6000억원의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주식이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받게 되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주식도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박스권에 갇힌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기존 해외주식 서비스를 제공 중인 일부 증권사들?후강퉁 오픈에 앞서 지난달부터 연달아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도 신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후강퉁이 가져올 국내외 증시 영향과 파급 효과, 투자 방법 및 효율적인 투자 전략 등을 시리즈를 통해 집중조명한다. <편집자 주>

◆ 中, 글로벌 유망 투자처 ''급부상''…중국 펀드 자금 유입 지속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이 뜨겁다. 후강퉁 시행 기대감 등으로 이미 중국 증시는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14.14% 상승했다. 같은 아시아국가인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올해 초에 비해 4.73% 하락하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연초 대비 7.79% 떨어진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이같이 중국 증시가 유독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해외자금 유입 및 수급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후강퉁은 해외자금의 상하이A시장 유입을 확대하고 중국 증시의 오랜 강세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하이 A주에 대한 시장기대감에 중국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자금이 유입되는 중국 펀드들 대부분이 2010년 이후 설정된 중국본토A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재 중국과 홍콩증시에 모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은 70곳이 넘는다. 대개는 국영 대기업이다. CNBC는 후강퉁이 시행되면 상하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90%에 달하는 종목에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이들 중국 증권사들의 투자 유치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동북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 달 전부터 50만위안 이상의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1만9000여명의 잠재 기관 및 개인에 대해 후강퉁 관련 홍보를 진행했다"면서 "이 중 지금까지 3000여명 정도가 투자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증시는 상대적 저평가가 심한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증시가 이전의 고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라며 그러나 "후강퉁 시행을 계기로 중국 본토 증시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후강퉁, 사실상 상하이A시장 전부 개방
후구퉁 대상 종목 현황. 자료=블룸버그, 한국투자증권 제공.
후강퉁은 상하이(호·삼수변에 扈)와 홍콩(강·港) 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후강퉁이 열리면 홍콩과 해외 투자자는 자격요건의 제한 없이 상하이 A주를 매매할 수 있다.

후강퉁은 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홍콩거래소 회원증권사를 통해 상하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후구퉁''과 중국 본토투자자가 상하이거래소 회원증권사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강구퉁''으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해외 투자자가 중국A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공식 경로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기관(QFII)과 인민폐 적격외국인투자기관(RQFII)뿐이었다. 그러나 후강퉁이 열리면 특별한 투자자격 요건에 제한이 없어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홍콩을 통해 개별 본토 A주 투자가 가능하다. 중국 투자자 역시 홍콩 주식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

후강퉁의 투자대상은 상하이A에 상장된 일부 주식만이다. QFII, RQFII가 채권, ETF 등 주식이외 다른 증권에도 투자할 수 있 것과 차이가 있다. 개방되는 종목은 우리나라의 코스피200과 비슷한 상하이 A주 시장 지수인 ''상증(上證, SSE)180''지수와 ''상증(上證, SSE)380''지수의 구성종목이다. 여기에 SSE180과 SSE380에 속해 있지 않은 상하이 및 홍콩 동시상장 종목도 포함된다. 해당 지수와 종목군에서 리스크경고(ST) 종목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후구퉁 종목은 총 568개이며, SSE지수의 리밸런싱과 A 및 H 동시상장 종목 변화에 따라 매매대상 종목은 향후 바뀔 수 있다. 568개 종목은 상하이A 전체 종목을 기준으로 할 때 종목 수 비중은 60%, 시가총액 비중은 90% 가량이다.

강구퉁 경우 항셍종합대형주지수와 항셍종합중형주지수의 구성종목, 상하이 A 및 홍콩 H 동시상장 종목이며 홍콩달러 이외 통화로 표시된 종목은 제외돼 현재 265개의 종목이 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후구퉁이 13조1000억위안, 강구퉁은 15조8000억위안에 달한다.

◆ 투자 어떻게 하나…국내 증권사, 후강퉁 경쟁에 ''들썩''

국내 증권가들은 후강퉁을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로 잡기 위해 최종 테스트, 투자자교육, 계좌개설 등 업무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은 주로 홍콩에 자회사를 둔 중국 본토 증권사와 제휴를 맺어 국내 개인 투자자에게 투자하도록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투자 방법은 일반적인 해외 주식 투자와 비슷하다. 후강퉁은 홍콩 증시 투자자가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게 했으므로 홍콩 증시와 연동된 국내 증권사의 계좌가 있어야 한다. 해당 증권사에서 해외 증권매매 전용계좌를 개설한 뒤 해외 주식 거래 HTS를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중국 본토 주식은 위안화로 거래된다. 따라서 해외 증권계좌로 원화를 이체하고 위안화로 환전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홍콩이나 미국, 일본 증시와 마찬가지로 중국 A주 역시 기존의 HTS를 통해 거래되도록 시스템 개편을 진행 중이다. 증권사별로 거래 증권사의 시스템이 완료됐는지 살펴보고 거래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 중 유안타증권은 대만, 중국,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전역에 걸쳐 증권, 은행, 벤처캐피탈 등의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증권사로 주목받고 있다.

후강퉁 제도 개시와 함께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 유안타증권의 전략이다. 또한 현지 금융시장과 관련된 정보 자료를 제공받아 국내판 차이나데일리를 발간하고 중국의 100대 기업을 소개하는 가이드북도 발간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막강한 자본력과 가능성을 보유한 중화권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판단해 ''위노우차이나(We Know China) 프로젝트''를 통해 중화권 진출하겠다"며 "중국·대만·홍콩의 주식, 금융상품, 투자은행(IB) 사업을 3대 축으로 국내 최고의 중화권 특화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후강퉁 관련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편람을 발간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4년 연속 해외주식 리테일 업계 1위를 내세워 후강퉁 시행에 맞춰 ''상하이 A주식 상장편람''을 내놓았다. 이 편람에는 SSE180지수와 SSE380지수에 포함된 전 종목, 상하이 및 홍콩 주식쳄恙?동시 상장된 종목 등 총 568개 기업에 대한 분석 자료가 수록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후강퉁제도와 중국증시와 상하이A주 유망종목을 소개하는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삼성증권도 지난 16일 ''후강퉁, 바이 차이나(Buy China)''를 주제로 중국증시 투자전략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초상증권의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24개의 유망한 후강퉁 관련 투자종목을 추천했다.

이 밖에도 증권사들은 중국 주식 거래를 위해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후강퉁 거래 대상이 되는 중국 상하이A주 568종목에 대한 시세조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시행에 맞춰 실제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과 유안타증권 역시 후강퉁이 가능한 HTS와 MTS 시스템 개편 작업과 주문 테스트, 위안화 환전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후강퉁 시행으로 해외 개인투자자까지 상하이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중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후강퉁 마케팅에 빠져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너도나도'' 후강퉁…주의해야 할 점은?
후강퉁 주식매매 프로세스. 자료=홍콩연합거래소, 한국투자증권
지난 몇 년간 박스권에서 제자리 걸음을 한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중국 주식(MSCI 중국지수)은 올해 11.71%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을 포함한 해외주식에 주목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 규모는 모두 57억1569만달러(약 6조272억원)로 이는 지난 2009년 연간 해외주식 투자 금액인 30억8249만달러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후강퉁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도 있어 무작정 긍정적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유럽 경기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리스크에 영향을 덜 받지만 여전히 부동산이나 회사채 등 내부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며 "내년 들어 이런 문제들이 불거져 한 차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후강퉁도 여전히 제한적 범위의 대외개방 정책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해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은 개인 및 기관투자자가 특정 라이선스 없이 개별종목 선택과 직접거래를 할 수 있는 공격적 공격적 투자형태지만 그만큼 투자에 수반된 수반된 리스크도 높고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자본시장의 리서치와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기업 투자에 대한 접근은 투자전략과 목표 수익률, 투자기간에 따라 목표로 하는 시장을 분명히 하고(중국 기업은 본토, 홍콩, 해외상장의 세 가지 형태) ETF, QFII. RQFII 펀드, 후강퉁 직접거래 안에서 신중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후강퉁과 관련해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후강퉁의 거래 통화는 위안화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또 후구퉁과 강구퉁 모두 공매도는 허용되지 않는다. 후구퉁은 외국인 지분율 제한(해외 개별 투자자의 단일 종목 최대 지분률 10%, 해외 투자자의 단일종목 지분률 합계 최대 30%)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미 QFII, RQFII 등을 통해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한도 상한선에 있을 경우 후구퉁 매수가 불가하다.

자본이득세, 배당소득세, 거래소수수료 등도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기존의 H주 매매 경우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 제한된 규정 역시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행 초기 후강퉁 제도엔 매매대상 종목이나 한도, 지역(홍콩, 상하이) 등에 대한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제한은 점차 없어지며, 앞으로 대대종목이나 한도가 확대될 것"이라?밝혔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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