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로 갈아타는 하영구 행장…씨티銀 '추락중'

씨티銀, 매출·순익 최악의 상태

현재 하영구 한국씨티은행행장이 임기 1년 5개월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하고 경쟁회사였던 K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도전한다.

하지만 현재 씨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경영효율화를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히 한국시장 철수설도 돌고 있는 때에 하 행장이 14년이나 했던 행장 자리를 걷어찬 것이다.

◆ 추락하는 씨티은행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들어온 세계 1위 은행 씨티은행의 존재감은 현재 미미하기만 하다.

시중은행 중에서 한국씨티은행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3%대에 불과하다.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작년 기준으로 3.18%, 원화예수금 점유율은 3.91%이다. 2004년 당시에는 5~6%의 예수금·대출금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재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 역시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10년 3155억원, 2011년 4567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로 2012년에는 2000억원대로 떨어졌다. 2012년 2385억원, 작년 2191억원 수준이다. 올 2분기에는 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201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구조조정을 해 직원 수가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점포도 꾸준히 축소해왔다.

직원수는 2011년 4602명, 2012년 4298명, 2013년 4240명, 2014년 3840명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에만 650명을 줄였다. 2011년 221개였던 점포는 올해 135개만 남아있다. 3년 사이에 86개의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현재 시티은행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해 별도 공채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공채를 실시한 이후 정기적인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 씨티은행 국내 시장 철수?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철수에 대한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한국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영어로 진행 되다보니 해석상의 오해가 있었다"면서 "은행이 아니라 캐피탈 부분의 철수"라고 해명했다.

올 들어 또 씨티은행 본점을 매각하고 IFC몰로 이전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씨티은행이 소유한 본점 건물을 매각하고 타 글로벌 금융사들처럼 국내 부동산을 정리하고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하 행장이 사퇴 전에 "다동과 씨티콥 분산된 것을 하나로 합쳐 업무효율화를 위해 하는 것"이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최종 승인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 측은 공식적인 입장으로는 "건물 자체가 노후화되어 이전은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으며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IFC는 그 대안 중에 하나이고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될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 남아도 안 남아도 이득인 하 행장

씨티은행의 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하영구 행장은 현재로선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다.

하 행장은 지난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 11월 통합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된 후 14년간 행장으로 지냈다.

하영구 행장은 작년 연봉으로만 13억원의 상여금과 8억5000만원의 이연지금보상금 등 총 28억8700만원을 받아 금융지주사 회장 중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또한 올 상반기에만 총 23억7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급여 2억9800만원, 상여금 8억9600만원, 이연지급보상 11억8000만원, 복리후생 500만원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이번에 사의를 밝히면서 챙기게 될 퇴직금도 어마어마한 상황이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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