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금융사, 동남아서 활로 모색

BS캐피탈, 국내 여전사 최초 미얀마 법인 세워
BC카드 인니 은행과 합작사 설립 추진…대부업체도 동남아 눈독
"성장성은 기회 요인, 정치적 불안정성은 주의해야"

최근 국내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캐피탈사나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금융사들도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성장한계에 봉착한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26일 BS캐피탈은 미얀마 양곤 현지에서 ''BS캐피탈 미얀마 법인 오픈식''을 가졌다. 국내 여신금융전문회사가 미얀마로 진출하는 건 최초의 사례다. 

BS캐피탈은 미얀마 양곤 현지에서 ''BS캐피탈 미얀마 법인 오픈식’을 가졌다. 사진=BS금융지주
미얀마는 최근 경제 개방정책을 통해 선진 금융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어 은행업에 비해 캐피탈과 같은 소액대출업이 진출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BS캐피탈은 미얀마에서 현지고객에 대한 농업자금대출, 내구재 구입자금대출 및 학자금 대출 등 서민들에게 특화된 금융지원을 펼치게 된다.

BS캐피탈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BS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거액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아닌 서민대출상품을 주로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오토바이론''과 같은 현지에 특화한 상품을 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Bank Mandiri)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내 신용카드 매입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신용카드 프로세싱 합작사 설립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번 BC카드의 인도네시아 합작사 설립은 국내 금융 산업 역사상 최초로 금융 프로세싱 사업을 직접 수출한 사례로, 합작사는 이르면 연내 출범할 전망이다.

대부업체도 동남아 금융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웰컴론으로 유명한 웰컴크레디트라인대부는 이달 필리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러시앤캐시라는 브랜드명을 쓰는 아프로서비스금융은 지난해부터 동남아 진출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비은행금융사의 동남아 진출은 은행에 견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일부 국가의 경우 정국이 불안한 탓에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점도 기회 요인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개발 초기 단계인 미얀마 등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ASEAN 전체의 성장률을 웃돈다"며 "미개척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진출방법을 모색하되, 일부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성 등은 주의해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월 출범한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은 지난 4월부터 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쌍용차를 전담할 합작 캐피탈사를 서울에 세운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만 최근 ''KB내분사태'' 등을 거치며 사업 추진에 다소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금융사태와 관계없이)마힌드라와의 합작사 설립 건은 일정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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