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할부금융 유지'에 현대차-카드사 공방 가열

현대차, 상품 폐지 막히자 수수료율(1.9%→0.7%) 인하 요구
카드사 "요구수준 과도"…당국, 불공정 여부 점검키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상품에 유지 결정이 내려지며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및 캐피탈사 간 수수료율 공방이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복합할부금융이란 카드결제를 통한 차량 구매시 카드사가 먼저 차량구입 금액을 납부하고 고객이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회사가 카드사에 낸 가맹점수수료율 약 1.9%는 카드사에, 카드사가 받은 수수료 중 약 1.5% 가량은 캐피탈사로 가는데, 캐피탈사는 이 중 1.0%를 캐시백 또는 금리인하의 형태로 차량 구입 고객에게 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신한·KB국민·삼성 등 주요 카드사에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현재의 1.9%에서 0.7%로 1.2%포인트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종전 복합할부금융의  폐지해야 한다며 지난 3월 해당 상품의 폐지를 요청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카드사에 관련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전략을 수정했다.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 확대로 카드수수수료 부담이 늘어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카드사들은 소비자혜택 축소가 우려된다며 이 같은 요구에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복합할부금융 이용자들의 금리 부담 확대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또  현대차가 요구한 가맹점 수수료율 수준이 불합리하다고 강조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가맹점 수수료율은 2.12%,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1.5%로 직불카드의 경우 1.53%이다. 현대차가 요구하는 수수료율 수준인 0.7%는  중소가맹점 및 직불카드 수수료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금융당국은 내부 검토 결과 복합할부금융의 적정 가맹점수수료율을 1.5∼1.9%수준이라 밝혔다. 당국은 이번 논쟁 과정에서 수수료 수준을 둔 현대차의 불공정행위가 없는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복합할부금융 이용액은 도입 초기인 2010년 8654억원을 기록하다 이듬에 1조 1994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2012년 3조 1982억, 지난해 4조 590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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